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가열된 가운데 중국이 미 농산물 수출산업을 겨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중국 고위 관료가 미국 농산물이 중국 시장을 영원히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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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따르면 한쥔 중국 농업농촌부 부부장(차관급)은 중국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나라가 미국이 현재 차지하고 있는 중국 농산물 시장을 빼앗고자 한다”며 “이들이 믿을만한 공급자가 된다면 미국이 시장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부장은 “미국 농민은 수십 년 동안 어렵게 개척한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피해 농가에 12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미국 농가의 피해를 모두 보전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서 241억달러 농산물을 수입했다. 중국의 전체 농산물 수입액 1258억 달러의 19%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에 나서자 중국 정부는 지난달 6일 대두, 면화, 과일류, 견과류, 육류 등 517개 품목 농산물에 25%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부과 대상의 지난해 수입 총액은 210억달러에 달한다.

채소와 커피, 식물성 기름 등 387개 품목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지난해 수입 총액은 29억 달러였다.

한 부부장은 “이번 조치로 대부분의 미국산 농산물에 추과 관세가 붙게 됐다”며 “추가 관세 부과는 미국산 농산물의 중국 수출에 큰 타격을 가하겠지만, 중국은 수입선 다변화로 이에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미국 농가가 대두 수출을 위해 유럽 시장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하겠지만, 유럽 시장은 중국을 대체할 만큼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이다. 가축 사료, 식용유, 바이오디젤 제조 등에 대두를 쓴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에서 3000만톤 이상의 대두를 수입했다.


한 부부장은 “중국의 과일, 채소, 해산물 수출업자 등은 단기적으로 타격을 입겠지만, 중국 정부는 이들이 대체 수출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국내 수요 진작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18억달러 규모의 과일과 채소를 미국에 수출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