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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나면 종종 “건강은 괜찮냐”는 질문을 한다. 지난해 김 부총리가 취임 초기 결막염을 앓아서 부어오른 눈으로 각종 회의에 참석한 모습이 인상에 강하게 남아서일 것이다. 올해 초 건강을 물었을 때 김 부총리는 “몸살과 장염이 교대로 오더라”고 토로했다. 지난 9일에는 “인후염이 있어서 목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말하는 틈틈이 물을 마셨다.

김 부총리 일정을 보면 이해가 간다. 수시로 서울과 지역을 오가며 하루에도 수차례 회의를 소화한다. 비공개 보고·회의까지 고려하면 워커홀릭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최근 들어 김 부총리 발걸음이 더 바빠졌다. 이른바 '혁신 성장 행보'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 성장 보고대회에서 “경쟁국은 뛰는데 우리는 걷는다”고 질책한 게 계기가 됐다. 김 부총리는 6월 첫 혁신 성장 관계장관회의 개최, 혁신성장본부 출범을 시작으로 발 빠르게 혁신 성장 행보를 이어 갔다. 하루가 멀다 하고 회의 주재와 현장 방문을 감행했다. 기획재정부 직원 사이에선 “며칠 됐다고 또”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런 모습은 두 가지 면에서 긍정적이다. 현장과 가까이 있으면 현실적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짙다. 공무원의 고질화된 문제인 탁상공론을 피할 수 있다. 또 다른 긍정적 측면은 기업에 던지는 시그널이다. 김 부총리 행보는 정부가 혁신 성장에 관심이 많고, 적극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메시지가 된다.


남은 과제는 '시그널만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다. 과감한 재정 투입과 규제 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 '적당한 수준'으로 혁신 성장이 어렵다는 사실은 이미 역대 정부 사례에서 배웠다. 정부의 혁신 성장 노력은 기업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청년의 활발한 창업 도전으로 돌아올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지원을 기대해 본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