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앞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해야한다. 규제 완화 반대 진영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가계 신용 대출 상품만 주로 취급하는 점 등을 들며 '메기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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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가계신용대출 중 96%가 신용도 1~3등급을 대상으로 했다. 기존 국내은행(84.8%)보다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본연의 취지인 '중금리 시장 확대'에 소홀했다는 의미다.

조대형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현재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모두 기존 개인신용평가회사의 신용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대출 여부를 판단하고 있어 중금리대출 활성화 측면에서도 기존 은행과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까지 멀다는 점도 한계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838억원, 1045억원의 적자를 냈다.

케이뱅크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대출잔액을 6조~7조원까지는 끌어올려야한다. 현재 대출잔액은 1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카뱅은 올 연말 대출잔액이 9조~10조원까지 확대되며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건전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2차 유상증자가 불발한 케이뱅크 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매분기 최소 약 1.8~1.9% 떨어지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뱅크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8.1%에서 올해 말 7.9%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소 비율(2019년까지 8% 이상)조차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

그 와중에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또 다른 난관이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방안을 발표한 데다 은산분리 규제까지 풀어지면, 제 3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각에선 후보로 네이버, SKT 등을 거론한다. 특히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디지털 금융사업 공동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네이버뱅크와 SKT뱅크가 발족한다면 각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이 선두주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해야 하는 시점이다.


윤경수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카카오뱅크 고객 수 및 여신잔액 증가세가 둔화된 것처럼, 향후 출범초기와 같은 급격한 성장세는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신용대출 외 다른 상품 확대로 인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성장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