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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점유율 추이. 티맥스소프트 제공

기업이 기존 온프레미스 기반에서 클라우드로 인프라 등을 전환하면서 국산 소프트웨어(SW)에 관심도 높아진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전사자원관리(ERP) 등 국산 SW가 대안으로 주목된다.

전문가는 클라우드 전환기가 국산SW 사업과 역량 확대 기회라고 본다. 관건은 국산제품이 외산 대신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했는지에 달렸다. 국산이 외산을 대체하는 윈백(Win-back) 사례가 나오지만 여전히 외산 선호 풍토와 신뢰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산 SW기업 윈백 성공은 DBMS와 ERP 영역에서 두드러진다. 윈백에 성공하며 외산 SW 대체 가능성을 입증했다. 국산 DBMS '티베로'로 시장을 공략하는 티맥스데이터(이하 티맥스)는 최근 관계형DBMS(RDBMS)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티맥스 DB 시장점유율은 2013년 2.4%였지만 2016년에 4%로 3년 만에 1.6%포인트 증가하는 등 티맥스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1년 사이 35% 높은 성장률을 보이기도 한 티베로에 밀려 IBM과 오라클 등 외산 DB 점유율은 줄어들었다.

ERP에서는 더존비즈온(이하 더존) 약진이 눈에 띤다. 더존은 최근 국내 해운·항만·물류 IT 전문기업 싸이버로지텍 통합 ERP 사업을 수주해 구축을 완료했다. 싸이버로지텍 외 코스콤 등 국내 60여개 기업에서 윈백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더존비즈온은 2016년 국내 ERP 시장에서 18.5%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를 기록했다. 46.4%를 기록한 SAP와 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산SW가 과반을 점유한 시장에서 국산SW 자존심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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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비즈온 ERP 시스템. 더존비즈온 제공

국산SW가 이렇듯 계속 성공가도를 달리기 위해 고객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 IT업계 관계자는 “국산 기피는 상대적으로 검증이 안됐다는 점과 유지보수가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지 믿지 못하는 것에 기인한다”면서 “외산은 대기업은 물론 경쟁사에서도 널리 사용돼 믿을 수 있고, 다국적기업 규모를 고려하면 사후관리 걱정이 없다는 게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국산SW는 레퍼런스 확인 등 검증이 안 된 경우가 많고 규모가 영세해 채택하더라도 향후 폐업할 경우 유지보수를 받을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고 클라우드 등 SaaS 경쟁력을 확보해야 국산이 외산 벽을 넘어설 수 있다.

외산의 얕아지는 입지에 오픈소스도 주목받는다. 오픈소스를 다루는 개발자만 있으면 맞춤형 시스템과 서비스 구현은 물론 비용절감까지 가능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오픈소스 전문가는 1만1000여명, 글로벌 공개SW 프로젝트를 다루는 커머터급 개발자는 780명으로 추산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국내 오픈소스 시장은 2016~2021년 6년간 연평균 16.4%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1년에는 시장규모가 3000억원을 돌파, 343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데이터·클라우드·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구현기술에서 오픈소스 활용이 높아져 시장은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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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개소프트웨어(SW) 시장규모.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제공

이는 세계적 추세다. 글로벌 오픈소스 전문가는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250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오픈소스는 세계 다양한 기업 수준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주요 근거로 작용한다. 국가 SW경쟁력을 위해 국내 오픈소스 역량과 인프라 강화 목소리가 높다.

조재홍 NIPA 팀장은 “국내 기업 90% 이상이 오픈소스를 활용하지만 SW기업 6.8%만 오픈소스 개발자를 프로젝트에 참여 시킨다”면서 “해외SW기업 60% 이상이 오픈소스 개발자를 프로젝트에 참여 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설적이게도 소스코드를 공개한 SW는 제품에 자신이 있고 호환성 등을 체크하기 때문에 선택한다”면서 “우리나라도 오픈소스 전문가 양성을 확대하고, 기업문화를 개방형 혁신으로 바꾸는 등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품 우수성과 관계없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중견기업 SW를 활용하는 게 어느 나라 기업이든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소스코드 공개로 오히려 비즈니스 기회가 높아지는 효과를 국내 기업도 누리도록 오픈소스 인식을 변화해야 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