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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내년 3월 와이브로 종료 방침을 확정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과 주파수 2.3㎓(30㎒폭) 회수 협의, 통신정책국과 사업권 회수 논의에 각각 착수했다. 정부와 협의가 완료되면 KT는 와이브로 종료 계획을 이용자에게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KT 고위 관계자는 “주파수 할당 기간이 만료되는 2019년 3월 와이브로를 종료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면서 “행정 절차를 조율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KT와 과기정통부 협의 결과는 또 다른 와이브로 사업자 SK텔레콤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5월 말 기준 와이브로 가입자는 25만여명이다. KT가 22만여명, SK텔레콤이 3만3000여명이다. 와이브로에 이어 2019년 6월 주파수공용통신(TRS), 2021년 6월 2세대(2G)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기간이 각각 종료된다.


〈뉴스 줌인〉 바람직한 통신 서비스 종료 절차는

KT 와이브로를 계기로 차제에 통신서비스 종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2G 종료와 같은 혼선을 반복해선 안 된다는 우려다. 옛 방송통신위원회는 2011년 KT 2G 종료 신청서를 한 차례 반려한 이후 가입자 비중 1% 미만, 이용자 보호 대책 적절성 등 기준을 제시하고 절차를 재개했다. 절차 정당성 논란이 제기됐고, 행정소송으로 비화됐다.

통신서비스 종료는 허가제다. 사업 철회 신청서와 이용자 보호 계획을 평가하는 사후 심사 절차 위주다. 사업자와 이용자가 예측 가능한 사전 기준이 부족하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기간통신사업자가 서비스를 휴지·폐지할 경우 60일 이전에 이용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구비 서류 흠결 △부적절한 이용자에 대한 휴지·폐지 계획 통보 △이용자 보호 조치 계획 및 그 시행이 미흡한 경우 △전시 상황 등 국가 비상 상황을 제외하고 승인한다.

전문가들은 통신 서비스별 특성이 달라도 △종료 가능 시점 △보상 기준 △잔여 가입자 등과 관련해 예측이 가능하도록 사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내찬 한성대 교수는 “사업자가 가능한 종료 시점 등 범위와 충분한 이용자 보호 계획 등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문도 적지 않다. 호주 통신미디어청(ACMA)은 장비 수급과 기술 수준을 고려, 통신서비스 종료 시점을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미리 공지한다. 가정용 무선전화기는 2008년에 2019년 4월 1일을 종료 시점으로 고지했다.


미국은 사업자가 서비스 종료 4~5년 전에 이용자에게 자발 고지하는 방식이다. AT&T는 2017년 1월 2G 종료를 앞두고 5년 전인 2012년 1월 이용자에게 관련 사실을 공지하고 가입자 전환 프로그램을 마련, 서비스 종료에 성공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통사 자발 노력과 더불어 사업자와 이용자 간 갈등을 중재할 제도 또한 절실하다”고 말했다.

〈표〉종료 임박 통신서비스 (2018년 5월 기준)

KT, 와이브로 종료 행정 협의 시작···"사전 기준부터 정립해야"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