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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포럼]중소기업, 지속 가능한 사업에 집중해라

발행일2018.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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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잘 육성해서 모두 세계 수준 대기업으로 키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중소기업이 느리게 성장하더라도 사업을 건실하게 유지해 갈 수만 있다면 대성공이다. 사업 확장성은 기업(산업) 설비나 투자 규모를 키워 가면 수익 또는 부가 가치가 기하급수로 증가하든가 최소한 비례 증가를 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인터넷 대표 기업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는 네트워크 효과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이런 확장성 측면에서 크게 성공했다.

기업에 따라 사업 확장성 정도는 다르다. 확장성은 산업 발전 단계, 공급사슬 위치, 틈새시장 크기, 비즈니스 사이클 장단, 보유 경영 자원 한계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전문 서비스 산업이나 사회 영향을 크게 받는 문화예술 산업, 틈새소재 산업, 가족 중심의 중소기업 경우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성장을 멈추거나 매우 느리게 성장한다. 심하면 성장 이후 온갖 위험에 더 노출돼 기업 쇠망에 이른다. 즉 사업 지속성이 사업 확장성보다 더 중요해진다. 이 경우라 해도 사업 지속에 성공하려면 과거의 숙달된 반복이 아니라 경쟁력을 얻기 위해 과거를 버릴 수 있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

일본 교토에 있는 오이케고교주식회사는 1876년에 설립된 일본의 장수 기업(일본식 표현으로 시니세)이다. 원래는 일본 전통 옷 기모노에 사용되는 자수용 금실·은실이나 공예품용 금박을 생산하던, 그야말로 전통 수공업으로 출발한 가족 기업이다. 그래서인지 본사는 아직 옛 일본식 좁은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부서 사무실 입구에는 붓글씨로 부서명을 적은 나무 문패들을 달아 놓고 있다. 외면으로는 아직도 낡은 전통을 고집하는 회사지만 내면으로는 경영과 기술 혁신을 통해 사업 지속력과 탄탄한 경쟁력을 일궈 내고 있다.

140년 동안 4세대에 걸친 기업 승계 과정을 보면 항상 세대별 특징이 있는 혁신을 동반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창업 1대에서는 전통공예를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근대 기업 형태를 도입했고, 2대에서는 수공업 체제를 기계화를 통한 양산 체제로 변신시켰으며, 3대에서는 주식회사 체제 전환과 당시 신기술인 진공증착 기술을 외부로부터 과감히 도입해 생산 프로세스를 혁신시켰다. 4대에서는 연구개발을 강화하면서 보유 기술 적용 범위를 다른 산업으로 넓혔고, 신기술을 개발해 신규 사업 분야로 진출했다.

지금은 진공증착 필름, 롤투롤 생산 기술, 전사지 기술, 드라이·웨트 코팅 기술, 스퍼터링 기술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해 전자·광학·자동차·환경 등 산업 필수 소재(터치패널용 투명 전도성 필름 분야 등)에서 경쟁력이 세계 수준인 글로벌 플레이어다.

이 중소기업은 성급하게 규모만 키우려 욕심을 부리지도 않았고,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초창기의 전통 수공업 방식만을 고집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경영시스템을 경영 환경에 따라 차근차근 변화시켰다. 끈질긴 기술 축적과 개발, 새로운 틈새시장과 사업 개척으로 경쟁력을 길러 나갔다. 느린 혁신을 통해 사업 지속성을 일궈 낸 사례는 일본의 시니세나 독일의 강소기업 가운데에서도 꽤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 정부와 중소기업도 기존 생각의 틀을 바꾸어 조급한 성장보다 사업 지속성과 경쟁력 확보를 우선하는 산업 정책, 경영 전략도 생각해야 한다. 또 중소기업 경영자도 사업의 숨을 좀 더 길게 가져가야 한다. 사업 확장 한계, 활동하는 시장을 보는 냉철한 이해, 주어진 경영 환경의 영리한 활용, 그 위에 끊임없는 혁신 모색과 실행을 해야 한다. 기업 경영 승계는 그 혁신 성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우봉 건국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wb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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