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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 트위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해 이용한 보잉 747기는 중국 리커창 총리의 전용기라고 홍콩 빈과일보가 1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전용기인 '참매 1호'를 놔두고 중국국제항공(에어 차이나·CA)이 제공한 보잉 747기를 이용해 싱가포르에도착했다.

빈과일보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7일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당시 싱가포르 방문을 위한 전용기 임차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전용기를 놔두고 굳이 중국이 제공한 항공기를 이용한 것은 안전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4700㎞ 거리인 싱가포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1995년 단종된 노후기종으로 비행 중 위험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실제로 1983년 고려항공의 IL-62M 여객기가 아프리카 기니에서 추락해 23명이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설사 참매 1호로 싱가포르까지 간다고 하더라도 이를 조종할 경험 있는 조종사를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 고려항공은 국제 장기노선을 운영하지 않은 지 오래됐으며, 중국 베이징·상하이·선양,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비행 거리가 1000㎞를 넘지 않는 노선만 운영하고 있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현재 중국 지도부의 전용기로 사용되는 여객기는 중국국제항공이 보유한 보잉 747-400기종 4대다. 일련번호는 각각 B-2443, B-2445, B-2447, B-2472다.

이 가운데 B-2472는 시진핑 주석의 전용기이며, 이번에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갈 때 이용한 B-2447은 리커창 총리의 전용기라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B-2447은 평소 여객기로 이용되다가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지도부가 외국을 방문할 때 즉시 전용기로 개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는 지도부 전용공간과 사무실, 응접실, 침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다만 미국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되는 미 공군 1호기(에어포스 원)와는 달리 무기 방어 체계는 갖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지도부 전용기의 승무원은 모두 중국 공군 31사단에서 복무하는 현역군인으로, 비행 경험이 풍부한 군인 중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비행에서 이들이 탑승했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빈과일보는 "김 위원장이 이용한 B-2447의 비행기 나이는 23년에 달한다"며 "중국국제항공은 중국 지도부 전용기로 사용하기 위해 보잉 747-800기종의 최신 여객기 4대를 추가로 도입했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