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이후(beyond 5G·b5G)' 차세대 이동통신에 적용할 초고속 기술 개발이 시작됐다. 5G 이동통신 최대 속도 20Gbps보다 5배 빠른 100Gbps 속도로 500미터까지 전송 가능한 기술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테라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이용한 초고속 무선 백홀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 주파수는 100㎓~10㎔ 사이 대역으로 ETRI는 200㎓ 대역에서 통신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다.
㎔ 주파수로 100Gbps 무선 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건 국내 최초다. 기존 광 통신 기술 기반으로 의료 진단, 식품 검사, 보안 시스템 등 영역에서 ㎔ 주파수가 활용됐지만 이동 통신 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ETRI가 2015년 ㎔ 주파수를 이용한 무선 인터커넥션을 구현했지만 10Gbps로 전송속도가 제한됐고 설계 단계에 머물렀다.
ETRI가 개발하는 초고속 무선 백홀 시스템은 무선 기지국과 초고속 인터넷 기간망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인 무선 백홀에 ㎔ 주파수 기술을 적용한다. 향후 기지국과 연결했을 때 100G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다.
ETRI 관계자는 “1단계 3년간 연구 사업을 통해 ㎔ 기반 무선 백홀 시스템에 필요한 기술과 극복해야 할 문제점을 파악할 것”이라면서 “향후 연구 성과 평가를 통해 100Gbps 통신 속도 구현 단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ETRI 개발로 b5G와 6세대(6G) 이동통신을 위한 기술 개발 경쟁에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가세하게 됐다. ㎔ 주파수 이동통신 기술은 일본 NTT와 독일 프라운호퍼 등이 개발 중이다. ETRI가 개발하는 기술 대비 일본은 통신 속도(40Gbps)가 느리고 독일은 전송거리(20미터)가 짧은 편이다.
다만 상용화 시점을 확정하기 이르다. ㎔ 주파수 기술이 초기 수준이고 국제 표준화도 논의 단계다.
ETRI 관계자는 “차세대 이동통신용으로 ㎔ 주파수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장기 연구를 통해 백홀뿐만 아니라 송수신기, 안테나 등 다른 통신장비까지 기술 구현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주파수는 5G 이동통신에서 이용하는 밀리미터파보다 활용 가능한 대역폭이 넓어 전송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주파수다. 아직 주파수 대역 용도가 결정되지 않았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