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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상담챗봇 동작방식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시장에서 전통 금융사에 도전장을 던졌다. 비대면 채널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카카오톡 인프라를 융합해 차별화를 이뤘다. AI기반 챗봇 접목으로 사용자 금융 서비스 행태도 큰 변화가 촉발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8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뱅크 상담 챗봇'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이달 내로 정식 버전을 출시한다. 이미지나 동영상, 이모지(그림문자) 등 시각 요소를 활용해 이용자가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뱅 상담 챗봇은 ARS 등 시나리오 기반과 자연어 기반 문답방식을 합쳤다. 자연어 인식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자주 묻는 콘텐츠는 메뉴 버튼으로 누를 수 있게 했다. 애플리케이션(앱) 링크 방식으로 카카오뱅크 앱을 연동, 텍스트 인식에 실패해도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초기 단계의 맥락 인식도 가능하다. '대출 서비스가 궁금합니다'라는 긴 문장으로 쓰지 않고 '대출'이라는 단어만 입력해도 자동으로 '생활 자금 대출'과 '전·월세 대출' 메뉴를 제공한다. 그 중 하나를 누르면 '6개월 이상 재직 중인지, 연봉이 3000만원 이상인지' 등을 추가 질문하고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해외 송금 상담에는 더 발달한 맥락 인식 기능을 적용했다. 상담 초반 '유학생'이라는 정보를 입력하면 이후 그와 관련된 정보만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미지와 동영상 등 시각 정보 전달도 차별점이다. 예를 들어 체크카드 상담 고객에게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이미지를 보내 이해도를 높인다. 동영상으로는 절차가 다소 까다로운 증명서 발급 방법 등을 안내한다.

'카카오 i 오픈빌더' 플랫폼 딥러닝 기술에 카카오뱅크 자체 축적한 상담 데이터를 접목시켰다. 타 금융사보다 앞선 음성인식 서비스 도입 발판도 마련했다. '카카오 미니'와 연동하면 음성으로도 금융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상희 카카오은행 챗봇 태스크포스 팀장은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챗봇'이란 콘셉트로 이번 서비스를 개발했다”며 “현재도 톡 상담 비중이 전체 상담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챗봇이 모바일 상담 채널을 충분히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향후 상담 챗봇은 금융 채널 전반에 큰 변혁을 가져올 전망이다. 단순 상담을 넘어 향후 금융 거래 전반 업무는 물론 금융 사기나 사이버 보안 관련 모니터링 분야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외 일부 은행은 타깃 고객 대상으로 맞춤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용도로 챗봇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실제 US 뱅코프(US Bankcorp)는 아마존 알렉사(Alexa)를 통해 음성 명령으로 디지털 지급 결제, 계좌 잔고 확인 등의 뱅킹 업무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카카오 챗봇 서비스도 향후 고도화된 금융서비스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사는 물론 인터넷전문은행까지 AI기반 챗봇 경쟁에 나서면서 고객관리와 업무운영, 리스크 관리 분야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자동화된 투자자문은 물론 업무운영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접목하거나 효율적인 금융사기 모니터링에 챗봇 시스템을 연동하는 방식이다.


기업금융분야까지 AI기반 챗봇 시스템이 융합되고 있다. 일부 은행은 기업 금융과 관련 업무프로세스에 AI를 이미 접목한 곳도 있다. 웰스파고와 JP모건이 대표적이다. HSBC는 무역금융에 로보틱 기술을 활용, 주요 정보를 추출하는 단계까지 왔다. 카카오도 향후 RPA는 물론 온라인 거래 운용 플랫폼으로 챗봇 기능을 고도화 할 계획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