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을 도입하는 건 '갤럭시S10'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채택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최신 기술이 접목되는 '플래그십' 의미뿐만 아니라 한해 판매량이 4000만대를 넘을 정도로 대량 생산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탑재를 결정했다는 건 그 만큼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뜻이고, 양산체계가 준비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삼성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양산에는 굵직한 기업들이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은 센서가 보이지 않으면서 화면 상에 지문이 인식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뒷면(배면)에 초음파 방식 센서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음파 센서는 퀄컴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2015년 '스냅드래곤 센스ID'라는 이름의 초음파 센서를 발표했다. 초음파로 피부 표면을 탐지해 지문 위 융선과 땀구멍 형태를 3D로 읽는 기술이다. 퀄컴은 이후 기술을 발전시켜 2세대 센서를 내놓고, 작년 6월에는 중국 비보에 센서를 공급하기도 했다. 퀄컴은 이제 삼성과 협력해 초음파 센서를 대량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음파 센서가 스마트폰 내 다른 부품과 연결돼 정상 동작할 수 있도록 모듈화하는 작업은 중국 오필름이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오필름이 센서 모듈화를 위해 설비를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필름은 중국 스마트폰 부품 전문 회사다. 터치스크린패널, 카메라 모듈, 지문인식 센서 등을 만들고 있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주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며 성장했다. 한해 매출이 5조원을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큰 기업이다. 퀄컴은 초음파 센서 사업화를 위해 중국 오필름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듈화된 센서는 디스플레이 뒷면, 즉 패널에 부착하는 과정을 거치데 되는데 이 공정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맡을 전망이다. 센서가 패널 뒤에서 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패널 역시 센서에 방해를 받아선 안 된다. 쉽게 말해 OLED 화질이나 화면에 센서가 간섭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패널과 센서를 다루는 공정이 중요하고, 이 작업을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널과 센서가 결합된 디스플레이 모듈은 삼성전자로 전달돼 다른 부품과 최종 조립되는 과정을 거쳐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완성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