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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슈퍼호황'과 주요 업체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장비를 주력으로 삼는 기업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매출 인식 기준(진행→장비 출하, 혹은 출하→설치 완료)이 보수적으로 바뀌었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올해 연간은 물론이고 내년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주요 장비 업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위 장비 업체인 세메스는 1분기 매출 6396억원, 영업이익 89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분기 대비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216.8%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일부 라인 전환과 평택 캠퍼스 투자가 진행되면서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업계에선 분석했다.

테스(증착)와 유진테크(증착), 피에스케이(애셔 등), 엘오티베큠(진공) 역시 작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20~50% 증가하고 영업이익 역시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도 이천 M14 공장 추가 증설 투자가 이뤄져 장비 업계가 수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 이후부터도 삼성전자의 평택 공장 추가 증설과 시안 공장 투자, SK하이닉스의 청주와 중국 우시 투자가 있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후공정과 테스트 분야 업체도 함박웃음이다. 테스트 장비가 주력인 유니테스트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61%, 128%나 증가했다. 패키지 후공정 장비가 주력인 한미반도체도 해외 고객사의 주문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35%, 영업이익이 57%나 늘었다.

주성엔지니어링(증착)이나 원익테라세미콘(열처리) 같은 종합 장비 기업은 디스플레이 분야 매출이 꺾였지만 반도체 투자가 늘면서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제우스의 경우 1분기 반도체 세정장비 투자 확대로 사상최고 매출 기록을 달성하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9%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도체 시황은 계속 탄탄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1분기 실리콘 웨이퍼 출하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출하량은 계속 탄탄할 것”이라고 밝혔다.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1분기 D램 시장 매출이 최고치를 경신했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데이터센터, 모바일 시장에서 칩 수요가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 반면 공급 증가 여력은 제한적이라면서 메모리 시장은 올해 내내 호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칩 생산 업계에선 중국의 메모리 시장 진출이 장기로 우려 사항이지만 장비 업체에는 단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실제 투자를 집행하고 양산체제에 돌입하면 경쟁으로 인해 호황이 사라질 수 있지만 그 전에는 장비 업계가 직접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