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로봇을 활용한 제조업 생산 기반이 해외 선진국에 크게 앞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한국 로봇 밀도는 직원 1만명당 631대로 세계 1위다. 2위 싱가포르는 488대, 3위 독일도 309대에 그쳤다. 그것도 이미 2010년부터 우위를 지켜 왔다. 세계 평균(74대)과 비교하면 8배다.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ABB와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공동 발표하는 자동화 준비지수(ARI)도 한국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로봇 밀도에서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독일과 싱가포르가 각각 차지했다.

한국이 세계 1위 공장 자동화 기반을 확보한 것은 2000년대 초·중반 전기전자, 자동차 등 첨단 산업 분야를 키우면서 공장자동화에 매진한 결과다. 한국보다 먼저 산업화를 추진한 선진국은 이미 기존 생산 관행이 구축돼 있어 기존 인프라를 첨단 자동화 공정으로 바꾸는 것이 타이밍 상 다소 지체된 것으로 분석된다.

즉 현재는 한국이 로봇 밀도와 공장자동화 기반에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주요 선진국 중심으로 불고 있는 제조업 혁신 추세에 빠르게 편승하지 못하면 수년 안에 한국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전통 제조업 강국에 밀려날 가능성이 짙다.

우리나라는 민·관 공동으로 생산자동화, 전통산업 IT화, e매뉴팩처링 등 다양한 이름으로 공장 및 공정 첨단화를 진행한 것이 세계 1위 공장자동화 기반 확보에 큰 힘이 됐다. 우수 인력을 기반으로 첨단 공정의 활용 또한 빠르게 정착했다. 그러나 아직은 낮은 레벨의 자동화에 머물러 있다. 최근 불고 있는 인공지능(AI)·첨단 로봇 융합 기반 스마트 팩토리로 업그레이드하지 못하면 전통 제조업 강국은 물론 중국보다도 뒤처질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쌓은 공장자동화 인프라 및 노하우가 미래 경쟁력 스마트팩토리로 승화할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 주체인 제조업계와 정보통신기술(ICT)업계 협업,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상생, 민·관 합동 프로젝트가 확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