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신성철)가 와인의 타닌을 이용해 정맥주사로 심장 조직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이해신 화학과 교수팀이 김기석 안전성평가연구소 박사팀과 함께 타닌을 단백질 및 펩타이드를 비롯한 약물과 혼합·입자화해 심장 조직 표적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심장 및 혈관에 발생하는 심혈관계-순환계 질환은 한국인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한다. 많은 연구자가 심혈관계 질환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직접 수술이나 기구 삽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맥주사만으로는 약물 성분을 심장 조직에 오랜 시간 전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심장 조직에 오래 머무르는 약물을 개발, 간단한 주사만으로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심장 표적화 핵심 물질로 타닌을 이용했다. 타닌은 심장 조직에 있는 엘라스틴, 콜라겐과 같은 '세포 외 기질'(세포 외 공간을 구성하는 생체 고분자 복합체)과 상호 작용한다. 심장 조직에 장시간 달라붙을 수 있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연구팀은 타닌을 이용한 약물 복합체가 닷새 이상 혈관 안에서 순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약물을 입자화해 치료 효율을 높였다. 타닌과 단백질 사이에 발생하는 분자 간 결합력을 활용했다. 기능성 펩타이드 약물이나 유전자 전달체를 섞어 입자화 단백질 복합체를 만들고, 여기에 타닌을 코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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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신 KAIST 화학과 교수

이미 실험으로 약물 전달 기술의 효과를 확인했다. 심근경색 동물 모델에 타닌과 섬유아세포 증식 인자를 섞은 약품을 주입해 4주 뒤 심근경색 발생 부위가 크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좌심실 압력과 심장박출량도 정상에 가깝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신 교수는 “심장질환 관련 약물이 많이 나왔지만 심장에 전달하는 효율 높은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면서 “기존 약물을 새롭게 공식화하고 개량 신약으로 만들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