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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댓글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발행일2018.05.16 15:30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이 지난 15일 구글 캠퍼스 서울을 찾았다. '인터넷과 스타트업의 미래'라는 주제로 스타트업 CEO들과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기자도 여럿 참석했다.

온도 차는 확연했다. 기자들은 최근 드루킹 사건과 연관해 구글의 뉴스 정책이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궁금했다. 스타트업 CEO는 조언을 구했다. 물론 단순 팬심에서 찾은 사람도 있었다.

질문 기회를 겨우 잡은 한 기자가 가짜 뉴스와 추천 수 조작에 관해 물었다.

서프 부사장 대답은 명료했다. “가짜 뉴스 대응이나 추천 수 조작 구분은 (구글)도 어렵다”였다. SW만으로는 알 길이 없다고 했다. 서프 부사장은 오히려 “비판 사고력을 길러서 사용자 스스로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단의 책임을 사용자에게 돌렸다. 구글은 철저하게 정확한 검색 결과만 내놓을 뿐이라는 의미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대하는 우리 자세와 분명 다르다. 포털이 앞서서 왜곡된 정보를 가려내지만 최종 판단은 사용자 몫으로 넘겼다.

건전한 토론의 장으로 출발한 댓글 창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얼룩졌다. 댓글 창 폐쇄론까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모든 책임은 포털이 져야 한다고 몰아붙인다.

그러나 뉴스 댓글이나 추천 수가 아니어도 여론은 언제든 조작될 수 있다. 댓글 창을 없애는 게 능사가 아닌 이유다. 여론은 풍선과 같아서 한쪽을 막으면 다른 쪽에서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오히려 역기능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물론 포털 역시 매크로를 활용한 여론 조작 방지에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칼도 누가 쥐느냐에 따라 사람을 죽일 수도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될 수도 있다. 서프 부사장 말처럼 사용자인 우리에게도 분명 책임은 있다. 편향성 댓글을 걸러낼 정도로 우리는 충분히 성숙했다.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않아도 된다. 깨어 있지 않으면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스스로 묶어 둘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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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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