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대형 가전을 빠르게 설치해 주는 '로켓설치' 서비스를 시작한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제조사와 손잡고 온라인 대형가전 판매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일렉트로마트와 정면으로 맞붙는다. 대형마트와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며 소매 유통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쿠팡이 가전양판시장 경쟁 구도 재편을 예고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하반기 '로켓설치' 서비스를 도입한다. 고객이 쿠팡에서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을 주문하면 사전에 제조사와 협의한 전문 인력이 직접 방문해서 제품을 설치한다.

쿠팡은 현재 국내 주요 제조사와 기밀유지협약(NDA)를 체결하고 서비스 형태를 구체화해서 논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허청에 '로켓설치' 상표권과 브랜드 시안을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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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그동안 로켓배송을 핵심 수익 모델로 육성하면서 마켓플레이스(아이템마켓), 해외직접구매로 점차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그러나 로켓배송은 배송에 특화된 인력 '쿠팡맨'이 주문 상품을 배송하기 때문에 설치 과정에 전문 지식과 노하우가 필요한 대형가전을 취급하기 어려웠다.

쿠팡은 로켓설치를 활용해 그동안 로켓배송 사각지대에 있던 대형가전, 인테리어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로켓배송 판매 상품군을 확대한 셈이다. 로켓설치 상표권에는 서비스 범위로 공기청정기, 정수기, 김치냉장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이 지정됐다. 싱크대, 욕조, 커튼, 부엌가구 등 홈 인테리어 영역도 포함한다.

쿠팡은 각 제조사에서 물품을 직매입해 판매할 계획이다. 제조사는 쿠팡에서 판매 물품 및 고객 정보를 받은 후 고객 집으로 설치 인력을 파견한다. 쿠팡이 '로켓'이라는 브랜드명에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가전양판점 온라인몰이나 오픈마켓에 입점한 가전 대리점들보다 빠른 배송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경쟁사보다 빠르고 친절하게 상품을 설치하는 '로켓설치' 브랜드를 각인시켜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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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가전을 판매하는 온라인쇼핑몰은 물론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프라이스킹, 이마트 일렉트로마트는 쿠팡 로켓설치를 새로운 경쟁자로 맞이하게 됐다. 쿠팡이 인테리어 부문으로 로켓설치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면 가구업계 등도 참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모바일 쇼핑 채널에서 대형가전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쿠팡 로켓설치를 계기로 그동안 생필품 중심으로 전개된 온라인쇼핑 배송 속도 경쟁이 대형가전, 가구 등으로 확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