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온라인 쇼핑몰로 널리 알려진 '스타일난다'가 화장품 기업 로레알에 매각됐다. 로레알그룹은 한국의 패션과 메이크업 회사 '난다(스타일난다)'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3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분 70%가 4000억원 안팎 평가를 받아 훨씬 높은 가격일 것으로 보인다. 대박 신화를 썼다. 김소희 스타일난다 대표는 하루아침에 수천억원대 자산가로 이름을 올렸다.

스타일난다는 2004년에 설립된 온라인 쇼핑몰이다. 당시 김 대표는 22살 앳된 나이였다. 자신이 직접 고른 재킷을 우연히 옥션에 올렸고, 주변 반응이 좋아 아예 창업으로 돌아섰다. 동대문에서 보세 옷을 떼다 팔아 회사를 키웠고, 화장품과 인테리어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메이크업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가 중국·일본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로레알도 3CE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스타일난다가 성공 신화를 쓴 데에는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맥스'와 쇼핑몰 구축 업체 '카페24'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발한 기획과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옮겨준 게 코스맥스였으며, 온라인 쇼핑몰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종합 지원을 도맡아 도운 것은 카페24였다.

스타일난다 스토리는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여성 CEO가 창업에서 성공까지 과정도 흥미진진하지만 확실한 성공 신화를 보여 줬기 때문이다. 창업이 시들한 배경은 한마디로 '입구는 붐비는 데 출구가 한산하기' 때문이다. 창업으로 시작해 성장, 자금 회수에 이어 재도전 또는 재창업까지가 흔한 생태계 구조다. 입구인 창업은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출구인 회수는 꽉 막힌 형국이었다. 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인수합병으로 투자 자금을 회수한 비율은 1% 안팎에 불과했다. 반면에 벤처 생태계가 잘 발달한 미국은 61.4%에 달해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스타일난다와 같은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 정부도 창업 입구 못지않게 출구를 활짝 여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대박' 출구만큼 창업을 위한 확실한 동기 부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