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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공기관 해외자원 개발, 폐지만이 능사인가?

발행일2018.04.1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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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는 해외 사업 부실로 부채가 2조7000억원에 이른 '한국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 개발 기능 폐지를 결정했다. 폐광산 복구와 지원 업무를 위해 설립된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폐합을 발표했다. 광물공사는 2007년 제4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 따라 해외 직접 투자에 본격 참여했다가 수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남기고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은 역량이 부족한 공기업이 무모하게 해외자원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광물공사가 해외 사업에 뛰어든 때는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시기로, 해외에서 금속 광물을 개발할 만한 민간 기업이 없었다. 2008년 이전까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금속광물을 개발해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그 당시 광물공사가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선 것이 민간 기업 해외 금속광물 개발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금속 광산이 드문 국내 여건에서 해외 금속광물을 개발할 수 있는 자금과 역량이 있는 국내 민간 기업은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금속광물 개발의 성공은 2007년 황무지로 방치돼 있던 필리핀 라푸라푸 구리광산을 엘지상사와 광물공사가 합작 투자해서 수익을 낸 것이 첫 사례에 가깝다.

활발해진 해외자원 개발은 전문 인력을 키우는 방아쇠 역할도 했다. 이즈음 옛 지식경제부와 공기업은 2019년까지 자원 개발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예산 500여억원을 들여 '자원개발 특성화대학'을 선정, 지원했다.

1990년대 말 외환 위기로 사라진 자원 분야 학과가 다시 늘었고, 입학 선호도에서 바닥을 헤매던 자원 분야 학과가 취업이 보장된 인기 학과로 떠올랐다. 필자가 총장으로 재임한 부경대 역시 2009년에 '자원개발 특성화대학'으로 지정되고, 학생의 국내외 취업 기회도 늘었다. 정권 교체와 더불어 해외자원 개발이 '성과 없는 부실덩이'로 평가되면서 '자원개발특성화 대학' 운명도 쇠퇴하고 있다. 특성화대학 마지막 졸업생은 2013년 광물공사·석유공사 신규 채용 중단과 민간기업 해외자원 개발 폐지로 갈 곳을 잃었다.

지난 10년 동안 해외자원 개발 손실 금액이 13조원에 이르니 국민의 공분을 살 만하다. 그러나 부실이 있었다고 얻을 수 있는 유·무형 자산마저 포기해선 안 된다. 민간이 활발히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다져질 때까지 우량 자산과 전문 인력을 신중하게 관리, 운영해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원 개발은 본질상 세계 경제의 부침, 개발 대상 국가의 정치 리스크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에는 기술력 뒷받침 없이 불가능한 저품위 광석과 심부 개발 및 오지 개발 등을 고려해 이뤄지고 있다. 광물자원 수급과 가격은 석유와 천연가스처럼 메이저 기업이나 자원 보유국에 의한 국제 차원에서 결정되는 자원이 아니다. 자원 보유자와 수요 당사자(또는 국가) 간 협상으로 결정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광물공사의 파나마 코브레파나마 구리광산 같이 세계 광산 기업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는 여론에 밀려 포기하기보다 통합 기관이 지분을 보유하면서 우리가 부족한 최신 기술을 지속해서 습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는 우리가 세계 자원 시장의 플레이어 위치를 유지하고, 경쟁력이 부족한 민간 기업 해외 진출에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다.

일본 석유공사와 금속광업공단 통합으로 설립된 일본 금속광물자원기구(JOGMEG)는 초기 탐사 단계에서 유망 사업을 발굴해 자국 기업을 참여시킬 뿐만 아니라 일부 사업은 함께 투자하고 있다. 통합 기관도 해외자원 개발 기능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 방식을 따라 취득 지분 비율에 제한을 두고 전체 채무를 떠안지 않도록 계약상 한도를 설정한다면 무책임한 투자로 손실을 보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다.

사과가 썩었다고 사과나무 뿌리까지 모두 뽑아내지 않는다. 통합 기관을 위한 입법을 앞두고 치열한 해외자원 개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지혜로운 정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박맹언 전 부경대 총장 mepark@p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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