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에 투자하지 않을 전망이다. 양사에 핵심 장비를 공급하는 일본 캐논도키가 올해 중국 패널사에만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캐논도키가 세계 중소형 OLED 투자 시장에서 가장 핵심 장비를 공급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 디스플레이 투자가 중국 위주로 이뤄질 가능성이 짙어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OLED 핵심 공정인 유기물 증착기를 공급하는 일본 캐논도키가 올해 중국에만 장비를 공급하는 일정을 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도 중소형 OLED 투자를 계획했으나 연내 실제 투자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국 중심으로 중소형 OLED 설비 투자가 집행될 전망이다.

다수 관계자에 따르면 캐논도키는 올해 총 11대의 유기물 증착장비를 출하할 계획이다. 이 중 1대는 LG디스플레이 E6 3단계 투자분으로 이미 올해 초 출하됐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투자 일정을 지연하기 위해 캐논도키와 논의했으나 장비제작 일정과 취소 위약금 등 문제로 결국 장비를 구매했다. 그러나 증착장비를 제외한 다른 장비는 구매 일정을 보류한 뒤 아직 별도 일정을 결정하지 않았다.

국내 장비기업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와 장비 반입 일정을 논의하다가 보류를 통보받은 후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최근 세계 스마트폰 패널 시황이 좋지 않아서 시장 분위기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연말 신규 공장 A5(가칭) 설비투자가 소량이라도 집행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러나 라인 투자시 가장 핵심장비인 유기물 증착기를 새로 반입하는 일정이 없어 신규 투자 가능성이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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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L7-1 팹을 전환한 A4 공장이 가동을 앞뒀으나 아직 정식 양산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A3 팹 가동률은 5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기존 생산라인 가동률이 낮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JDI도 올해 중소형 OLED 투자 가능성이 희박하다. 일본 하쿠산 팹에 연내 6세대 OLED 투자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최근 실적 문제를 겪고 있고 한정된 자원을 중소형 LCD에 우선 배정키로 결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캐논도키의 주요 고객사인 만큼 추후 유기물 증착기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원하는 때에 확보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앞으로 시장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해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총 투자액 210억달러(약 22조4300억원) 중 88%인 189억달러(약 20조1700억원)가 중국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