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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자사 첫 신약으로 허가받은 폐암 표적치료제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 개발을 전격 중단한다.

한미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올리타 개발과 판매를 중단한다는 계획서를 제출, 향후 절차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올리타가 신속심사 허가제도를 통해 처방되는 의약품이어서 식약처와 논의가 필요하다. 신속심사 허가란 의약품 2상 임상자료로 심사 후 우선 허가하되, 허가 후 3상 임상시험자료, 사용성적 조사 자료·안전사용 조치 등 자료 제출을 조건으로 허가하는 제도다.

올리타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다.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쓸 치료제가 없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쓴다. 2016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을 전제로 27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2015년 7월 글로벌 신약 가능성을 인정받아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됐다.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이 임상시험을 중단키로 하고 올무티닙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하면서 글로벌 임상 개발 속도가 지연됐다. 중국 지역 파트너업체인 자이랩도 권리를 반환하며 중국 임상 3상 진행도 불투명해졌다.

현재 올리타와 경쟁 관계에 있는 '타그리소'가 전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환자에게 투약 중이다.

임상 중단 주요 사유는 올리타 임상 3상 진행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경쟁사 약물인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가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판매돼 임상 환자 대상자 모집이 어렵다는 이유다. 국내에서 타그리소는 보험급여도 적용된 약물이다.

회사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임상 3상 시행을 진행해도, 경쟁사 약물로 인해 혁신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향후 연구개발 비용 대비 신약 가치가 현저하게 하락했다는 판단에 따라 개발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며 “현재 25개 신약 후보물질이 있다. 선택과 집중에 따라 혁신신약을 개발하도록 비용과 시간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올리타를 복용 중인 환자 불편이 없도록 일정 기간 공급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한미약품이 임상시험 진행 어려움 등 이유로 올리타 개발 중단 계획서를 제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달 말까지 올리타 임상시험에 참여하거나 처방받아 투여 중인 환자, 앞으로 다른 의약품으로 변경할 환자가 차질없이 약을 투여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