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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페이스북, 제국은 건재했다... 미 의회 청문회서 판정승

발행일2018.04.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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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2004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16년 데이터 분석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 개인정보를 유용했다는 이유로 주가는 곤두박질하고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의회 청문회까지 불려나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왓츠앱 창업자 브라이언 액트 등 유명 인사들이 잇달아 페이스북을 떠났다. 모질라, 펩보이즈 등 유명 기업은 광고를 중단했다. 불과 10여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은 건재했다.

1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저커버그 CEO가 출석한 이후 상황은 급반전됐다. 청문회는 저커버그의 승리로 끝났다.

페이스북 주가만 봐도 알 수 있다. 이틀 연속 상승세다.

청문회 전만해도 하향 곡선을 그리던 페이스북 주가는 저커버그 출석 후 급등세로 전환했다.

CNBC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전일 대비 7.11달러 오른 165.04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 상승폭은 4.50%로 최근 2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튿날인 11일도 1.28달러 오른 채 장 마감했다. 전날에 비해 부족하지만 0.78% 상승했다. 개장 직후 잠시 하향세를 보였지만 정오를 지나면서 반등했다. 폐장 후 거래에서도 0.17% 추가로 올랐다. 시가총액 170억달러(약 18조원) 이상 회복했다. 투자자들이 저커버그 손을 들어준 셈이다. 페이스북이 강력한 규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랐다.

마리안 몬타뉴 그래디언트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저커버그 CEO 발언에 따라 주가가 올랐다”면서 “사람들은 정장 입은 그를 좋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사 내부 분위기도 달라졌다. 청문회 이후 직원 동요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회사 주식을 이때 사야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저커버그는 영리했고, 리더십은 빛을 발했다.

저커버그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어나고 청문이 시작되자 즉시 대응에 나섰다.

저커버그가 직접 이용자 데이터에 접근하려는 앱 권한을 취소하는 방법 등 대책을 발표했다. 며칠 간격을 두고 미국과 영국 7개 신문에 사과를 담은 전면광고를 냈다. '보다 쉽고 명료한 개인정보 보호 바로가기' 메뉴도 이어 신설했다.

청문회 대응팀도 꾸렸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대응팀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특별 보좌관이던 레지날드 브라운이 이끄는 법률 회사 윌머헤일(WilmerHale) 소속 전문가와 외부 컨설턴트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의 청문회를 열고 연습했다. 저커버그가 카메라 앞에 설 때 겸손하고 솔직한 이미지를 보여주되 방어적이진 않도록 구상했다. 해당 보도는 저커버그가 청문회 휴식시간에 펼쳐둔 노트가 AP통신 등 언론 카메라에 잡히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대응팀은 복장부터 신경 썼다. 저커버그가 즐겨 입는 티셔츠와 청바지 대신 페이스북 로고 색인 하늘색 넥타이에 남색 정장을 입었다. 저커버그는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만찬, 2017년 하버드대 졸업식 등에서만 예외적으로 정장을 입었다. 뉴욕타임스는 “(저커버그의 정장은) 사과의 말처럼 절제와 존중을 보이는 시각적 성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예상 질의도 마련했다.

저커버그가 펼쳐놓은 노트에는 데이터 안전과 선거 공정성, 불온한 콘텐츠, 과거 실수 책임자 등 약 15가지 주제가 적혔다.

청문회에서 페이스북 해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중국과 경쟁'을 언급하도록 메모했다. 실제로 사진을 보면 'FB(페이스북) 해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은 미국을 위한 핵심 자산:해체는 중국기업 강화' 등의 문구가 표시됐다.

필요에 따라 6500억달러 규모 광고시장에서 페이스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라고 강조하면서 소비자와 마케터가 선택권을 가진다는 점을 부각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5월에 시행되는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에도 대응하고 있다는 내용도 적혔다.

저커버그 CEO는 청문회에서 잘못을 인정하는 듯 겸손했지만 오해나 오류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며 대응해 나갔다.

그는 CA 스캔들과 관련해 “내 실수다.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개인정보 유출을 회원이나 당국에 알리지 않은 사실도 인정했다.

대신 2004년 창업 이후 페이스북의 사회적 순기능을 언급하면서 “부적절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확실한 관리를 하지 못한 데 대해 경영 책임자인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확인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재발방지 입장을 밝혔고, 25일에는 신문에 “죄송하다”는 내용의 전면 광고를 내기도 했다. 정치 광고 페이지에 실명제를 도입하고 데이터 유용 사례 신고 포상제도도 마련했다. 개인정보 관련 설정을 간편하게 변경할 수 있는 메뉴도 신설했다.

대테러 방지에 대한 답변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날 저커버그는 30개국 언어 능력을 지닌 테러 대응팀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청문회에서 질타뿐 아니라 칭찬도 받았다.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의 그레그 월든 위원장은 “언론 자유와 기업 자유 등의 가치를 구현한 성공 이야기는 미국 성공 이야기”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상처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페이스북이 청문회 이후 주가는 회복했지만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애플 공동 창업자 워즈니악과 왓츠앱 창업자 브라이언 액튼 등 저명인사가 줄줄이 페이스북을 떠났다. 페이스북 계정을 탈퇴한 뒤 이를 인증하는 '#DeleteFacebook' 해시태그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2500만명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플레이보이'도 “페이스북 정보 유출에 연루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관련 페이지를 삭제했다.

미국인도 등을 돌렸다.

미국 TV방송사 CBS가 페이스북 이용자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률이 63%에 달했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보호와 위조 계좌 방지, 허위정보 방지 능력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60%를 넘겼다.

실리콘밸리 내 근로자 2600명 대상 조사에서는 3명 중 1명이 페이스북을 탈퇴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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