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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건' 발생 이후 제조물 결함으로 사용자가 신체에 손해를 입었을 경우 제조업자가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된 지 1년이 지나 시행됐다. 국회는 지난해 3월 30일 피해자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중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는 조항은 1년의 유예기간 끝에 시행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대형마트 업체 등 유통업계는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상품 취급 기준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진행중이다.

대형마트 업체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논란이 제기되는 상품 물건은 우선적으로 판매를 중단한다. 진위 여부를 떠나 논란이 제기되는 즉시 판매를 중단하고 상품을 매장에서 철수 시킨다. 이후 자체 조사결과와 정부의 방침이 내려진 뒤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과거 논란이 제기되더라도 문제가 있다는 최종 결론이 난 뒤 판매를 중단해 온 것과 전혀 다른 대응 방식이다.

실제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정부가 제조·판매를 금지하고 시중에 유통된 제품을 수거 조치를 취하고 난 뒤 사망자와 피해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자 정부 조치에 앞서 대형마트 업체가 선제적 조치에 나선다는 의미다.

지난해 일부 생리대 제품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자 대형마트 업계는 판매를 전면 중단했고 이후 식약처 등 정부의 안정성 판단이 내려지자 판매를 재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제조물은 아니지만 최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던 생홍합에 패류독소가 검출되자 즉각 회수·폐기 조치를 내린 것도 유사한 대응 사례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소비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문제가 제기된 상품은 즉각 판매를 중단하고 정확한 원인이 규명된 뒤 판매를 재개하는 것이 업계 관례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형마트 업체는 현행 법적 기준보다 엄격한 상품 기준을 적용해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방지에 나서고 있다. 정부에서 일정 기준을 법률로 정했지만 일부 화학성 제품 등의 경우 안전성 기준이 명확히 규정할 수 없어 마트 자체적으로 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화학성 물질이 포함된 제품의 안전성 기준을 보다 강화하고 명확한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모든 사건을 막을 수는 없지만 국가에서 마련한 제도로 유해성을 1차적으로 거른 뒤 기업과 소비자가 2차, 3차적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체는 법률에 의거해 상품을 취급하고 판매하고 있다”며 “법률적 기준을 명확히 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