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될 에너지 분야는 전력거래는 물론 발전소 안전, 전기차 충전, 배출권 거래 등 다양하다.

올해 1월 4일 진행된 한국연구재단 '대학생 원자력 아이디어 공모전'에서는 사물인터넷(IoT)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스마트 원전 및 사건·사고 경보 고도화가 대상을 차지했다.

박진우 포항공과대학교 학생이 제안한 이 아이디어는 IoT를 활용해 원전 운전과 정비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중앙운영체계에 집계되는 데이터를 블록체인 기술로 보호하는 내용이다.

이 같은 방법은 원전뿐 아니라 석탄화력, LNG발전 등 대규모 플랜트 설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운영 데이터를 보호하는 목적을 넘어 설비 고장횟수를 줄이는 방법까지 확대될 수 있다. 발전소 안전 운전을 감시하는 수많은 센서가 다자 간 인증을 통해 실시간 이상작동 상태를 감시하는 방법이다.

해킹 및 고장 등으로 하나의 센서·부품이 이상 동작하면 다른 장비가 이를 인지하고 기존 인증 데이터를 활용해 자동 검증·수정작업을 한다. 발전소를 구성하는 수백만개 부품이 동시에 해킹·고장나지 않는 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전기차 충천에 적용하는 것도 시작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부터 블록체인을 적용한 전기차 충전소 개발을 시작했다.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기반 구축'으로 불리는 이번 사업은 매번 발생한 충전 거래 내역을 암호화하고 누적 기록해 위변조를 불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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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전기차 충전 빅데이터 활용 타당성을 검토한 후 시범사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전자조달 시스템에도 블록체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전력 빅데이터 플랫폼에서부터 수요자원관리, P2P 전력거래 등 사업 전반에도 블록체인을 확대 적용한다.

신기후체제와 함께 새로운 에너지 금융시장으로 부상 중인 배출권거래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지난해 3월 배출권거래와 블록체인 융합에 한 획을 긋는 이슈가 있었다. 국제배출권거래제협회(IETA) 이사회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국제 탄소배출권 거래가 처음으로 체결됐다. ICT 발전으로 탄생한 새로운 인증 체계와 가상화폐, 신기후체제로 등장한 에너지분야 가상재화의 융합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그동안 일부 사업자 사이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배출권 시장에 대중도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IETA 회원사인 씨피이셀이 스위스 베른에 탄소배출권을 활용한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 계획을 밝혔다. 블록체인을 통해 암호화폐로 전환된 탄소배출권이 거래된다. 설립 과정에는 스페인 국영 탄소금융 ICO 펀드와 영국·호주의 탄소배출권 거래소인 CTX가 참여한다. 탄소배출권 암호화폐 거래소는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올해 하반기쯤 거래를 시작할 전망이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