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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미니 이미지<사진 카카오>

카카오가 오는 6월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한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시장에 뛰어든다.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참여를 확정하면서 통신사 전유물이던 집 전화 시장 주도권을 두고 포털과 통신업계 간 각축전이 예상된다.

20일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전화 서비스인 보이스톡 기능을 AI 스피커 '카카오미니'가 제공할 것”이라면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2005년 별정통신사업을 정관 목적에 추가했다. 다음과 카카오 합병 이전의 다음이 인터넷전화 사업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카카오는 '카카오미니'를 통한 보이스톡 연동뿐만 아니라 부가 사업 확대도 용이하다.

네이버도 통신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네이버는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하고 별정통신사업으로 등록한다는 계획이다. '클로바'가 탑재된 AI 스피커에 음성 통화 기능을 넣기 위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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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프렌즈

사용자는 네이버 AI 스피커 '웨이브' '프렌즈'와 메신저 '라인'을 연동, 지인에게 라인 메시지를 보내게 하거나 모바일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AI 스피커뿐만 아니라 클로바를 탑재한 다른 기기에서도 음성통화, 메시지 전송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AI 스피커 폰'의 강점은 무료라는 점이다. 라인, 카카오톡을 AI 스피커에 연동하면 사용자는 무선랜(와이파이)망을 통해 다른 가입자와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이통 사업자는 국내 대형 포털업체의 통신 시장 진입에 고민이 커졌다. 통신사 사업자는 유료 음성통화 시장을 잠식하며 들어오는 포털업체를 방어할 수단이 없다. 가정 내에서 음성통화 무료 시대는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오는 4분기에 자사 AI 스피커 '누구'를 통해 유선전화를 대체할 인터넷전화(VoIP)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와 마찬가지로 AI 스피커를 통해 통화 기능을 제공,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유료 제공, 무료 제공 결정은 아직 하지 않았다. 두 가지를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셈법이 더 복잡하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공동으로 AI 스피커 '프렌즈+(플러스)'를 출시한 바 있다. 네이버와 같이 스피커 전화 참여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KT는 이미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 전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전화(070 번호) 기능이 탑재돼 있지만 월 1000원을 내야 하는 유료 서비스다.

통신사 쪽에서는 포털업계가 데이터 기반의 무료 통화 확대 분위기를 막아설 가능성도 있다. 망 과부하에 따르는 과다 트래픽 사용 대가를 요구할 수도 있다. 통신업계는 우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IT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에서 전화가 가능해지면 가정집 인터넷전화를 모두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포털사가 갖춘 카카오톡, 라인 등 강력한 플랫폼이 이통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예의주시했다.




[표] 포털사·이동통신업계 AI 스피커 음성 통화 현황

네이버·카카오, '인공지능(AI)폰' 시장 진출...통신사업자 이러지도 못하고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