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만든 전자가격표시기(ESL)가 미국 최대 백화점에 단독으로 들어간다. ESL은 전자종이나 액정표시장치를 이용해 진열 상품 판매가와 할인가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수시로 교체를 해야 하는 종이 가격표를 쓸 필요 없이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 표시할 수 있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Photo Image
메이시스 백화점 전경(자료: 솔루엠)

솔루엠은 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Macy's)에 ESL을 독점 공급한다고 20일 밝혔다. 메이시스 여성 신발과 가정용품을 파는 홈섹션에 솔루엠의 ESL이 적용된다.

공급 규모는 금액으로 50억원 이상이다. 현재 일부 매장에서 진행 중인 시범 서비스가 완료되는 5월부터 메이시스 매장에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메이시스가 채택한 ESL은 네트워크를 통해 수시로 변경할 수 있는 가격 정보 표시 장치다. 특히 얇고 가볍게 만들어져 옷이나 신발에도 부착을 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메이시스 백화점이 ESL을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전역에 800여개 매장을 둔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는 세계 ESL 업체를 놓고 기술력과 대응력을 검토했다.

솔루엠은 메이시스로부터 첫 연락을 받는 직후 콘셉트 디자인을 완성하고 샘플을 만드는 등 신속한 대응으로 강한 인상을 남겨 단독 수주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폴 위트 메이시스 백화점 수석 부사장은 “세계 ESL 기업을 대상으로 오래 검토한 끝에 솔루엠이 뛰어난 기술력과 신속한 대응력 그리고 디자인 차별화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메이시스는 전국 매장에 여성 신발과 홈섹션뿐만 아니라 다른 코너에도 ESL를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솔루엠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솔루엠은 2015년 9월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파워 모듈·튜너·ESL 사업을 주력으로 하며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SL 사업은 분사 당시보다 3배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옷에 걸 수 있는 ESL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고, 물류 등 새로운 분야를 적극 개척했다. 회사는 3년 내 세계 시장 1위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전성호 솔루엠 대표는 “메이시스 진입은 솔루엠의 고객 대응력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ESL 1위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Photo Image
메이시스에 적용된 솔루엠의 전자가격표시기(자료: 솔루엠)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