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브로드컴이 미국 퀄컴에 대한 적대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이 브로드컴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로드컴이 퀄컴의 적대 M&A에 성공할 것으로 보일 경우 인텔이 인수 제안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WSJ 보도의 핵심이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세계 유력 매체가 이 보도를 인용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말부터 이 같은 사안을 검토해왔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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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텔 시가총액은 2400억달러 규모다. 시총 1042억달러 브로드컴이 933억달러 규모 퀄컴을 인수하면 2000억달러 규모의 거대 반도체 회사가 탄생한다.

경쟁위협을 느낀 인텔이 '브로드컴 인수'라는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브로드컴은 무선랜과 블루투스 등 근거리 무선통신칩 분야 강자다. 퀄컴은 4G, 5G 등 셀룰러 모뎀칩과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최강자다. 인텔은 5G 등 무선통신칩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양사가 합병하면 버거운 경쟁을 해야 한다.

WSJ는 인텔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실패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M&A 진행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와 관련해 국가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조사하겠다며 지난 6일로 예정된 퀄컴 주주총회를 30일 연기하라고 명령했다. 브로드컴은 이날 퀄컴 이사회 교체 카드를 꺼내들고 적대 M&A를 추진할 예정이었다.


인수 작업에 제동이 걸린 브로드컴은 미국 엔지니어 양성을 위해 15억달러를 투자하고 퀄컴이 5G 등에 투자한 연구개발(R&D) 투자액을 유지해 무선표준 기술을 지속 선도해 나가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