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자동차 번호판 후보로 앞자리에 숫자 하나를 추가하는 안과 가운데 한글에 받침을 추가하는 안이 올랐다. 앞자리 숫자가 3자리로 늘어나면 시각적으로 조밀하다는 문제가 있고, 받침을 붙이면 '곡', '망' 등 기피 문자들이 생성될 단점이 있다. 주차장·단속 카메라 인식성 해결도 과제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적용될 새로운 자동차 등록번호판 개선(안) 마련을 위해 11일부터 2주간 온라인 국민 의견수렴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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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번호판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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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동차 번호판 후보

번호체계를 개편하면서 상징문양을 넣거나 글자체를 변경하는 안도 함께 검토한다. 현재 승용차는 등록번호 2200만 개 용량이 포화돼 회수된 번호를 사용 중이다. 매년 80만대씩 증가하는 최근 등록량 추이를 봤을 때 내년 하반기면 소진이 예상된다. 이에 국토부는 반영구적으로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 등록번호 체계 개선을 추진한다. 인구와 차량 증가 추이를 고려할 때 앞으로 약 4000만개 번호 용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 숫자 자리에 하나를 추가하면 약 2억개의 번호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숫자 1개 추가할때마다 2200만개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 한글에 'ㄱ,ㄴ,ㅇ' 등 받침을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받침마다 2200만개씩 추가해 총 6600만개 용량을 더할 수 있게 된다.

숫자를 추가하는 안은 받침보다는 주차·속도 단속 카메라의 판독성이 좋다. 112, 119처럼 긴급차량 전용번호를 부여하는 등 특수번호를 부여하기도 쉬워진다. 하지만 글자와 숫자간 간격이 너무 좁아서 답답한 느낌이 들고 숫자단위 증가로 번호판 배열 조정도 필요하다.

기존 번호 단위를 사용하돼 중간 글자에 받침을 넣는 안은 번호 배열이 현행과 동일해 친숙하고 간격도 넓어 시각적으로 여유롭다. 글자가 복잡해져 주차·단속 카메라 판독성이 낮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곡', '돈', '잔', '망' 등 글자 어감 호불호가 갈려, 사용가능한 글자 수가 제한적인 것도 단점이다.

번호판 체계가 바뀌면 주차·단속 카메라도 업그레이드 해야 할 상황이 됐다. 숫자를 추가하면 공공기관은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약 40억원 정도가, 한글은 45억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주차장은 차량이 저속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인식에 있어 큰 문제가 없어 SW 업그레이드로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2000년대 이전 노후 단속 카메라인데, 화소가 떨어져 받침 인식률이 80%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700억원 가량 교체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설문에서 디자인 변경에 대한 안도 함께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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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추가한 번호판의 디자인 변경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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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받침 넣은 번호판 기준 디자인 교체 안

현행 서체를 유지할 것인지 판독성 향상을 위해 굵기·간격·각도 등을 약간 변형한 안을 비교해 의견을 수렴한다. 서체 변경 안에는 글자에 삐침을 넣어 글자가 어느정도 가려져도 판독이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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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번호판에 국가상징문양 등을 추가하는 사항에 대한 설문안도 들어간다. 현행 번호판(페인트칠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는 안과 반사필름을 부착해 태극문양, 위·변조방지용 비표를 추가하는 안을 선택할 수 있다.

의견수렴 기간은 3월 25일까지이며, 국민 누구나 국토교통부 누리집에 접속하여 의견을 올릴 수 있다. 설문 참여자에 대해서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경품도 제공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용 중인 등록번호 용량은 한계에 도달한 만큼 이번 개편을 통해 용량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동차 번호판 개편에 국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국민들께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