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창 열기 / 닫기
닫기

[이슈분석] 최저임금 제도개선 합의 실패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부담가중

발행일2018.03.07 14:59
Photo Image

정기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산입범위 개편 등 제도개선 관련해 노사 간 협의가 7일 새벽 결렬됐다. 최저임금 제도개선 작업은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국회·노사 단체와 협의해 결정하는 수순을 밟는다. 노동계가 정부와 국회 주도의 산입범위 개편 추진에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산입범위 조정 지연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위기에 몰렸다.

◇산입범위에 상여금 포함 두고 팽팽

최저임금위원회는 7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등 제도개선 논의에서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위원장과 노동계, 경영계, 공익위원 각각 2명씩 총 7인으로 제도개선 소위원회를 개최해 이날 새벽까지 장시간 논의했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핵심은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산입범위를 조정하는 것이다. 현재 최저임금에는 기본급·직무수당·직책수당 등 매달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산입된다. 상여금을 비롯해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기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산입범위가 조정되면 사업주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급격한 인상에 따른 사업주 반발을 완화하고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로 산입범위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킨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여기에 맞서 경영계는 1년 내 지급된 모든 정기상여금 외에 식대·교통비 등 각종 고정수당도 모두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경영계가 요구한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과 관련해서도 노동계는 반대 입장이다. 향후 제도개선 과정에서 노사 간 충돌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Photo Image<ⓒ게티이미지>

◇경영계 '전향적 검토 주문', 노동계 '개악 저지 반발'

최저임금위 단계에서 제도개선 합의가 실패함에 따라 앞으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등 제도개선 작업을 고용부와 국회가 주도한다. 최근 입법 논의절차를 감안하면 국회가 더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경영계는 정부와 국회에 조속한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노동계는 '사회적 대화 참여'를 내세워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7일 최저임금 제도개선 관련 입장 자료를 내고 “지나치게 협소한 산입범위로 인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임금 근로자의 임금까지 상승시키는 현실은 공정성에 반할 뿐만 아니라 임금 격차 해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업종·지역별로 근무 강도, 생계비 수준, 기업의 지급능력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모든 업종, 모든 지역에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정부와 정치권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업종·지역별 구분적용 등을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비해 한국노총은 논평에서 “최저임금위라는 공식 논의기구에서 합의안을 마련하고자 막판까지 노력했지만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시키고 최저임금제도 근본 취지를 뒤흔드는 사용자 측 주장에 합의가 불발됐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인 산입범위와 관련해 상여금만이 아니라 복리후생비까지 포함하고 나아가 TF 권고안에서조차 다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던 업종·지역별 구분적용을 끝까지 요구했다며 경영계를 비난했다.

한국노총은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개편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모처럼 재개된 사회적 대화가 난관에 빠질 수 있음을 정부와 여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최저임금 제도개선 TF 권고안에 무게…중기 부담 가중 우려

고용노동부는 국회와 노사 단체와 협의하고 국회가 최저임금법 등을 개정하는 형태로 산입범위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 합의가 무산된 만큼 지난해 말 '최저임금 제도개선 전문가 TF'가 제시한 권고안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TF의 최저임금 산입개편 보고안은 1년간 매달 지급되는 상여금만 최저임금에 포함하고 한 달이라도 상여금이 나오지 않으면 1년간 받은 상여금 전액이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경영계는 그동안 1년 내 지급된 모든 정기상여금을 12개월로 나눠 최저임금에 산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킨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TF는 경영계가 요구한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 관련해서는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저임금 심의 때 가구 생계비를 반영하자는 노동계 제안에는 근로자 1인 생계비 외에 가구 생계비 자료도 단순 참고하자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문제는 정부가 최저임금 제도 개선에 나서고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개정 형태로 산입범위 개편이 처리되는데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 과정을 고려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현 제도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2019년과 2020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올해보다 적은 7%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시간당 최저임금은 8000원을 넘어선다. 상여금 등이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되지 않으면 중소기업, 영세소상공인 부담이 해를 넘어갈수록 커지는 구조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댓글 보기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