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고해상도 직수신 위성 영상을 처음 수출한다. 수출 규모는 약 600만달러(약 64억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위성 영상 판매 대행사 쎄트렉아이이미징서비스(SIIS)가 필리핀, 인도와 우리나라의 다목적 실용 위성 영상을 직수신 방식으로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실용급 인공위성인 다목적 실용 위성 3호, 3A호, 5호의 첫 번째 직수신 영상 수출 계약이다.

SIIS는 1년 동안 1억페소(약 21억원) 조건으로 필리핀 고등과학원(ASTI)에 3호, 5호 위성 영상을 제공한다. 인도에는 2년 동안 400만달러(43억원) 조건으로 우주청 산하 원격탐사센터(NRSC)에 3호, 3A호 위성 영상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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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위성 3A호 촬영한 필리핀 최대 규모, 전세계 3번째 규모의 쇼핑몰인 SM 몰 오브 아시아. (사진=과기정통부, 항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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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위성 3A호로 촬영한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마닐라 성 어거스틴 대성당. (사진=과기정통부, 항우연)

필리핀과의 계약은 2015년 위성영상 직수신 설비 수출에 이은 후속 계약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300만달러 규모로 위성 수신 안테나와 처리 시스템을 수출했다. 필리핀은 앞으로 1년 동안 우리나라 위성 영상을 우리 설비로 받는다.

다목적 실용 위성 3호(광학), 5호(레이더)가 필리핀 국토를 촬영한 영상을 직접 보낸다. 이곳은 열대 특성상 구름에 자주 가려지기 때문에 주·야간, 전천후 촬영이 가능한 레이더 영상의 수요가 높다. 필리핀은 우리나라가 제공하는 영상을 홍수 피해 파악, 국토 관리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인도에는 2년 동안 3호, 3A호 위성 영상을 가상 직수신으로 제공한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연구원이 인도 국토를 촬영한 원본 영상을 인도 측에 실시간 전송하는 방식이다. 해당 국가는 위성 안테나 없이도 직수신 같은 영상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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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위성 3호로 촬영한 인도 델리 바하이교 사원. 세계에서 일일 방문객이 가장 많은 명소 중 하나. (사진=과기정통부, 항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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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위성 3A홀 촬영한 인도 후세인 사가르 호수. 하트 형태로, 거대한 석조 부처상이 호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서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사진=과기정통부, 항우연)

항우연과 SIIS는 2013년부터 인도와 접촉하며 기술을 지원했다. 우리나라 위성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수출 기반을 닦았다. 2016년 12월 중국, 캐나다, 미국, 프랑스의 유수 업체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영상을 제공한다.

이번 계약은 우리나라가 고해상도 위성 영상을 직수신 방식으로 수출한 첫 사례다. 2008년에는 저해상도 위성 영상을 수출했다. 다목적 위성 3호, 3A, 5호는 해상도가 각각 0.7m, 0.55m, 1.0m로 대폭 향상됐다.

우리나라는 2016년 7월 세계 두 번째로 0.5m 이하급 초고해상도 위성 영상 시장에 진입하는 등 위성 분야의 국제 위상을 높여 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수출이 국제 시장에서 우리 기술의 입지를 탄탄히 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구 관측 위성 데이터 시장은 지역 안보, 해안·인프라·자원 모니터링 분야의 수요 증가에 따라 2016년 18억달러에서 2026년 30억달러로의 성장이 전망된다. 과기정통부는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유망 수출 대상 국가 수요를 예측하는 등 수출 환경을 조성한다.


최원호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필리핀, 인도와의 수출 계약은 우리나라 위성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면서 “우주 산업 육성으로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하고 혁신성장 기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