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열풍으로 대표되는 '21세기 골드러시'가 인구 34만명의 아이슬란드에 전력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서양의 섬나라 아이슬란드가 가상화폐 채굴로 인한 전력 과소비로 전기가 바닥날 수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현지 에너지기업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슬란드에 데이터 센터를 두겠다는 이야기는 5년 전부터 느리게 논의돼왔다”면서 “하지만 6개월 전부터 시작해 최근 3개월은 갑자기 불이 붙었다. 외국 기업 이전 문의가 하루에 1통씩 온다”고 말했다.

만약 이전 문의가 모두 실제 이뤄진다면, 아이슬란드의 전력은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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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신문은 아이슬란드가 전체 국가전력생산량의 80%를 점하는 수력 발전 단가가 낮고 날씨도 추우므로 과열 우려가 큰 가상화폐 채굴 서버 센터를 두기에 적합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가상화폐는 분산된 플랫폼에서 암호화된 수학계산을 풀면 그 보상으로 제공된다. 엄청난 서버용량과 많은 전기가 필요한데, 작년 하반기부터 가상화폐 시세가 치솟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채굴에 뛰어드는 사례가 급증했다.

아이슬란드는 3년 전 이주한 독일 제네시스마이닝을 비롯해 해외 가상화폐 채굴업자들의 잇단 이동으로 전력 공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관광 및 저비용 항공사의 허브 역할을 해왔던 아이슬란드에 새로운 수익사업이 나오는 것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가상화폐 채굴에 들어가는 전기량이 덴마크 전체 에너지비용과 맞먹는다는 연구결과 등이 나오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가상화폐 전력 소비를 전력소비를 억제하려는 대책이 강구되고 있지만, 채굴 특성상 수요처가 분산돼 있어서 쉽지 않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