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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미국이 남북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북과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열쇠를 쥔 미국 측의 입장을 문 대통령이 전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한 라이몬즈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베요니스 대통령에게 한반도 비핵화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라트비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요청했다.

베요니스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노력으로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자리잡았다”며 “특히 북한의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특사로 찾아온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북한이 전 세계를 향해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미국도 북과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며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도록 라트비아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무역·투자 등 실질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발트3국 한가운데 위치한 라트비아는 발트3국의 중심이면서, 유럽 동서남북 잇는 교통·물류 중심국”이라며 “앞으로 양국이 무역,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베요니스 대통령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협력 국가 중 하나”라며 “라트비아가 발트 지역에서 역내 허브 역할을 하는 만큼 앞으로 새로운 분야에서 보다 다양한 기회를 찾아가자”고 말했다.

베요니스 대통령은 방한시 경제부총리와 경제사절단 등 30여명과 대동했다. 14일에 열리는 한-라트비아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한다.

양국 정상은 라트비아의 제안을 바탕으로 연내 한-발트3국(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경제공동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한 것을 환영했다. 앞으로 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문 대통령은 올해 라트비아가 독립 100주년을 맞이한 것에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내년 우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게 된다”며 “두 나라는 독립과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어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정서적으로는 아주 가깝게 느끼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베요니스 대통령은 독립 100주년을 맞아 문 대통령의 라트비아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


베요니스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위해 8일 한국에 도착해 올림픽 개막식 참석, 주요 경기 관람 등 평창 일정을 가졌다. 이날 정상회담에 이어 주한 라트비아대사관 신규이전 개관 행사, 한-라트비아 비즈니스 포럼, 한국 기업 방문 등 서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