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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확률형 아이템을 최소화한 게임이 흥행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에 새로운 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넥슨이 1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는 출시 보름이 지나도록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 안쪽을 지켰다. 이 게임은 넥슨이 출시 당시부터 '매출 목표가 없다'고 밝힌 게임이다.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지만 확률형 아이템은 '감정표현' '패션' '가구' '염색약' 같은 꾸미기 아이템 종류에 그쳤다. 게임사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을 최소화 했음에도 매출 순위가 높은 것은 그만큼 많은 이용자들이 게임에 접속했다”고 해석했다.

블루홀 자회사 펍지가 개발한 PC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2월부터 패키지방식으로 판매해 세계에서 30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인게임(in game)아이템은 꾸미기 아이템에 한정해 판매하는데 그나마 확률형 아이템은 적용하지 않았다. 1월 업데이트 후 일부 꾸미기 아이템을 확률형으로 집어넣었지만, 이마저도 일주일에 최대 여섯 번 결제로 제한했다.

2월 펄어비스가 출시하는 모바일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은 확률형 아이템을 최소화 했다. 전투력에 큰 영향을 주는 주요 장비는 최대한 게임 플레이로만 획득하도록 기획했다. 현금을 투입해 장비 아이템을 무한대로 강화하는 초월과 진화 단계를 두지 않았다. 이용자가 장비 강화 성공확률을 직접 정한다. 듀랑고와 마찬가지로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 매출 목표를 따로 설정하지 않았다.

한국 게임산업은 모바일게임이 시장 주류로 떠오르며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했다. 아이템을 구매할 때 내용을 알 수 없는 뽑기 상품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모바일게임 주력 매출원으로 떠올랐지만 과소비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사회적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조 단위 매출을 올린 '리니지M'과 '리니지2레볼루션' 주력 매출원이다. 20대 국회도 3건의 관련 제제 법안을 내는 등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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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 이용자의 알권리를 보호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 교수, 유창석 경희대 문화광광콘텐츠학과 교수,윤지웅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실장, 최성희 문체부 게임과장.

업계는 2016년부터 게임산업협회를 주축으로 확률공개를 골자로 한 자율규제를 실시했다.

2017년 규제를 한 차례 강화해 △희귀 아이템 개별 확률 또는 출현 현황 공개 △일정 기준에 도달한 이용자에게 희귀 아이템 보상 제공 △기획 시 게임 진행에 필수인 아이템은 확률형 아이템으로 판매 금지 등의 조치를 의무화했다. 협회에 따르면 회원사 자율규제 준수율은 95% 이상이다.

이경혁 게임평론가는 “확률형 아이템은 비슷한 게임 시스템을 양산한다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하고 콘텐츠로 승부하는 게임이 흥행하는 것은 이용자 중심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이 평론가는 “MMORPG 주력 매출원이 단번에 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비즈니스모델(BM)도 유행을 타고 게임사도 이용자 여론에 민감한 만큼 의미 있는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