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 10대 핵심 소재의 세계 최초 상용화와 시장 창출을 목표로 시작한 세계일류소재(WPM:World Premier Materials) 사업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2010년 9월 시작한 WPM 사업은 핵심기술개발(3년)과 응용기술개발(3년)을 거쳐 현재 사업화 단계에 있다. 내년 3월 사업 종료를 앞두고 각 사업단이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사업이 완료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기판소재 사업단은 일본산 소재에 의존하던 폴리이미드(PI)를 국산화해 고객사 인증하며 양산 제품에 적용을 앞두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세계 최초로 투명 PI를 개발해 사업화를 준비하는 단계다. LG화학과 아이컴포넌트는 투습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낮춘 베리어필름을 개발해 양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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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폴리이미드 필름

고성능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경우 2010년 외산 의존도가 99%였던 이차전지용 음극재를 국산화해 현재 국산 점유율을 10% 수준으로 높였다. 사업을 통해 개발한 고용량 NCM 양극재는 BMW i3와 i8 배터리에, 고출력 카본 음극재는 기아차 소울에 적용된다. 엘앤에프와 엠케이전자는 사업기간 중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단은 2020년을 목표로 한 번 충전으로 350㎞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발열이 적고 효율이 높아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로 꼽히는 초고순도 실리콘카본(SiC) 소재도 국산화를 앞두고 있다. LG이노텍이 국내 최초로 SiC 분말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기존 제품 대비 가격을 3분의 1 이상으로 낮춰 경쟁력을 높인다.

초경량 마그네슘소재 사업단은 무게가 강철 대비 25%에 불과하지만 더 단단한 초경량 마그네슘 강판 소재로 자동차용 내·외장재와 노트북 커버를 개발해 르노삼성, 포르쉐, 국내 전자 대기업 등에 납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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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세계일류소재(WPM) 성과 전시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WPM 사업은 10개 사업단을 중심으로 164개 기업과 대학이 참여하는 대형 기술 개발사업이다. 지난해 말까지 정부가 약 5000억원을 지원했으며 약 5조원 규모 민간 투자가 이뤄졌다. 직접 매출 1조1874억원, 특허등록 620건, 신규 고용창출 6232명 등 성과를 달성했다.

참여기업은 WPM 사업으로 개발된 원천 소재 기술력을 바탕으로 장비, 모듈, 완제품 제조사가 함께 참여하는 '포스트 WPM'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부는 최근 WPM 후속사업에 참여할 사업자를 선정하고 예비타당성조사에 들어갔다. 이르면 내년 후속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WPM 사업을 총괄하는 정찬혁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책임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되는 소재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내 산업 구조가 완제품 조립에 머물 수밖에 없다”면서 “WPM 사업을 통해 각 산업에 필요한 토종 소재를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표>WPM 사업단

세계일류소재(WPM) 사업 성과 속속...음극재 등 핵심소재 국산화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