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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단상]글로벌 기업 갑질! 이젠 국가가 나서야

발행일2018.02.12 13:09
Photo Image<강두웅 변호사>

몇 년 전 남양유업이 대리점 대상으로 벌인, 대기업의 소규모 사업자에 대한 갑질 문제가 사회 이슈가 된 바 있지만 지금도 이러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갑질 논란은 국내 기업 간 거래에서만 발생하는 것일까. 갑질은 거래 당사자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서 부당할 정도로 자신에게만 유리한 조건을 거래 상대방에게 얻어내는 것이다. 즉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놓고 경기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안타깝게도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게임'은 국제 거래에서의 사례가 더 빈번하고, 정도 또한 심하다.

한국무역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상담하는 의뢰인 대부분이 '을' 입장에서 국제 거래를 하고 있거나 거래하려는 중소기업이다. 대개의 경우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거래를 시작할 때 글로벌 기업은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포함한 계약서를 중소기업에 제시하고, 중소기업은 이를 수용하는 형태다.

이에 따라서 이미 작성한 계약서에 그들의 조건을 제시하고, 중소기업은 조건 대부분을 수용한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이 처음 제시한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계약이 체결되는 게 보통이다.

아무리 '을'이라 하더라도 대금 지불 방법, 계약 해지 및 연장, 손해 배상, 분쟁 해결 방안 등 주요 이슈는 철저하게 다퉈 불리한 조건을 배제하고 형평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선에서 계약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맺는 것만으로 중소기업 성장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서 중소기업은 계약을 성사시키고자 불리한 계약에 사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인 특유의 성실성을 발휘해서 '운동장이 기울어져도 내가 더 열심히 뛰면 되지'와 '내가 열심히 하면 상대가 날 배반하지 않겠지'란 마음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결과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성실'이나 '의리' 등은 시장 경제 원리에서 중요하지 않다.

국내 시장이 커져서 중소기업보다 더 규모 있는 상대를 선호하는 경우나 이제 시장에 글로벌 기업이 직접 뛰어들어도 충분히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다고 판단되면 '배신'은 합리화 및 전략 차원의 단어 선택일 뿐이다.

또 국제 거래에서 글로벌 기업은 자사가 유리한 국가와 법을 관할지 및 준거법으로 정한다. 글로벌 기업은 국내 중소기업에 유리한 법과 법원으로 절대 바꿔 주지 않는다.

실제로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 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한다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억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유일한 방법은 국가의 관여다. 만일 국제거래상 불공정한 조항으로 인해 국내 중소기업이 피해를 볼 경우 계약서에 명시한 글로벌 기업이 정한 관할 법원과 준거법에도 '국내 법원에 재판 관할권이 있다'란 법이 존재한다면 '기업 신문고'가 대한민국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결과를 떠나 적어도 국내 중소기업은 자신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건을 다툴 수 있고, 그 판단을 국내 법원에 구할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도 부합한다.

대통령이 바뀌었고 세상도 바뀌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갑질은 일단 도마 위에 올라와 있다. 글로벌 기업의 갑질도 도마 위에 올려야 한다.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의 갑질에 당하지 않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

강두웅 법무법인 이공(호주·미국 변호사) 1019de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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