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이(MIRAI)는 일본어로 '미래'를 의미한다. 토요타가 첫 번째 수소전기차(FCEV) 이름을 미라이로 선택한 것은 미래 자동차 방향을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양산은 현대자동차 '투싼ix FCEV'(2013년)보다 1년 늦은 2014년부터였지만, 글로벌 판매량은 미라이가 5~6배나 많다.

Photo Image
토요타 세단형 수소전기차(FCEV) '미라이(MIRAI)' (제공=토요타코리아)

미라이는 현재 일본, 미국과 영국, 독일, 덴마크 등 일부 유럽국가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처음 판매를 시작한 2014년에는 일본에서만 7대를 판매했다. 본격적인 판매는 2015년부터였다.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일제히 판매를 시작해 507대를 팔았다. 이듬해에는 일본 950대, 미국 1034대, 유럽 62대 등 총 2046대를 판매했다. 토요타는 미라이 성공으로 2019년까지 500만엔(약 5000만원)대 새로운 FCEV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미라이는 토요타 미래차 전략을 FCEV 중심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미라이는 2017년 큰 위기를 겪었다. 소프트웨어(SW) 결함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했던 2843대 전량을 리콜한 것이다. 당시 문제는 운전자가 크루즈콘트롤을 이용하면서 언덕 내리막길을 1분 이상 주행할 때 발생했다. 가속페달을 세게 밟으면 출력전압이 최대전압을 초과해 연료전지 시스템 작동이 멈춰버리고, 운전자는 차를 세워야만했다. 해당 결함으로 사고가 난적은 없었지만, FCEV라는 생소한 기술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토요타는 SW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해 진화에 나섰다.

Photo Image
토요타 세단형 수소전기차(FCEV) '미라이(MIRAI)' (제공=토요타코리아)

미라이는 대량 리콜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739대 팔리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가별 반응은 차이가 있었다. 본토인 일본에서는 전년 대비 19.4% 감소한 766대 팔렸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히려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2016년보다 77.8% 증가한 1838대를 기록했고, 유럽은 두 배 이상 늘어난 135대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미라이가 FCEV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준 차량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판매가격을 투싼ix FCEV(1억5000만원) 절반에 불과한 723만6000엔(약 7300만원)으로 낮췄고, 연간 수천대 판매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2020년 이후 미라이를 포함한 FCEV를 연간 3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