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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올림픽을 추구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92개국에서 3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적지 않은 자연을 훼손하면서 새로운 경기장과 부대시설을 만들고 교통망도 정비했다. 각국 대표 선수, 관계자들과 많은 관람객이 항공편으로 참석한다. 16일 일정의 올림픽 경기를 치르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시킬 것이다.

동계올림픽은 지구촌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정치성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환경올림픽'이 돼야 한다.

올겨울은 유난히도 지구촌 곳곳에서 한파, 폭설 등 기상 재앙으로 말미암아 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가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화석에너지는 지구에 기상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 심각한 기후 변화는 1차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인구 증가, 산업화에 따라 지나치게 사용하는 화석에너지가 원인이라는 것이 과학계 대부분의 의견이다.

유엔은 2050년 세계 인구가 97억명이 될 것이며, 지금 추세대로 에너지를 사용하면 지금보다 5배가 넘는 에너지가 필요한 것으로 전망했다. 화석에너지의 과다 사용은 환경 문제, 식량 문제를 비롯해 뎅기열 등 질병 문제도 초래한다. 에너지, 환경, 식량, 보건 등 문제를 하나의 유기체로 인식하고 노력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연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생물다양성 협약 체결 20주년이 된 2012년에 그동안의 인류 노력을 분석했다. 2년마다 환경협약 당사국총회를 대규모로 개최하면서 각종 규제를 만드는 등 나름대로 노력해 왔지만 생물다양성은 20년 전보다 더욱 훼손됐고, 기후 변화와 사막화는 더욱 심각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단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구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며, 말이 아닌 행동이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협약에 참여, 2030년 온실가스 총 예상 배출량의 37%를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7위, 배출량 증가 속도는 세계 1위다. 약속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어떻게 감축할 수 있을 것인가.

저탄소 녹색성장 선언 이후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우리 생활은 여전히 에너지 과소비 형태를 띠고 있다. 자동차는 여전히 중대형이 대세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의식 혁명과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계올림픽을 비롯한 크고 작은 국내외 행사부터 에너지 절감에 앞장서야 한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고급 호텔이 아니라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곳을 개최 장소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비행기를 적게 타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 개최되고 진정한 지구촌의 평화올림픽을 넘어 지속 가능한 환경올림픽으로 승화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동계올림픽을 참관하더라도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환경은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에 곧장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유비무환 정신을 발휘해 노력해야 한다.

과학자는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나서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과학기술은 더욱 풍요한 사회 건설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 사회 건설을 우선 위해야 한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sskwak@kribb.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