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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승무원 (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신입사원 연수도 마치지 않은 인턴 승무원을 정식 근무에 투입하고 있다는 불만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그간 운항편 당 승무원을 적게 배치해오다, 연수도 마치지 못한 인턴으로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성수기에는 비행자격유지만 하고 있는 지원부서 직원들이 비행 근무에 들어가고 있어 운항 안전과 서비스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승무원 부족으로 인턴 승무원 들을 정식 승무원과 같은 근무에 투입하고 있다.

항공사는 여객기 승객 숫자에 맞춰서 객실 승무원을 배치한다. 인턴 승무원들은 '직무훈련(OJT)' 기간에 실습만 한다. 하지만 대한항공 승무원 측은 대한항공이 부족한 승무원 자리에 신입사원 연수도 마치지 않은 인턴 승무원에게 정식 근무를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근무에 배치된 인턴 승무원은 지난달 23일 서비스 교육과 안전훈련 법정교육시간을 수료하고, 29일부터 정식 배치된 인력으로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서 “신입사원 연수는 근무하면서 나중에 진행하기도 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몇 년간 신규 항공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하면서 운항편수가 늘어났다. 하지만 신규 인력을 충분히 채용하지 않으면서 승무원이 점차 부족하게 됐다. 이로 인해 비성수기에는 승무원이 100~200명이 부족하고, 성수기에는 400~500명 부족한 상태로 운항하고 있다. 또 매월 21일 고지하는 다음 달 근무 스케줄에도 RF(대기) 일수가 많아지고 있다. 언제든지 공백이 생긴 곳에 다른 승무원을 투입하기 위해서다.

승무원들은 인력부족으로 '휴일(Day-off)'을 제때 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휴일 발생 기준을 월 95시간에서 98시간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또 대한항공은 승무원이 '휴가(연차)'로 쉰 것을 휴일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는 연간 쉬어야하는 휴일이 정해져있는데, 이를 지킬 수 없어서 임의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법정근무시간이 1200시간인데, 월 100시간 근무가 힘들다고 판단해 노사합의를 통해 1150시간으로 줄였다”면서 “성수기에는 98시간을 근무하더라도 비수기에는 92시간을 근무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현재 사용하지 못한 연차를 연말에 돈으로 지급하지 않고, 다음해로 넘겨서 누적하고 있다.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고 쌓여있는 휴가만 100일이 넘는 승무원이 태반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노조와 협의를 통해 3월부터 휴가 사용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승무원들은 인력 부족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인력부족으로 비정상적인 근무를 감행하고 있어 운항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비스 질 하락과 승무원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최근 유가와 환율 영향으로 사상 최대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채용을 소극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국내 최대 대형항공사(FSC)에 걸맞은 안전성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올해도 봄바디어 'CS300' 9대, '드림라이너' B787-9 4대, B777-300ER 4대 등 총 17대를 신규로 도입한다. 이에 대한 신규 인력을 500명 가량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