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배터리 업계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코발트는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 원가에서 약 30%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런던금속거래소(LME) 코발트 가격은 6일 기준 톤당 8만500달러(약 8700만원)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3개월 선물 가격도 톤당 8만1000달러로 오르며 LME 상장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부터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수요 증가에 1년 새 두 배 넘게 올랐다. 올해 초부터 톤당 8만달러를 돌파하며 폭등세를 보이는 것은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DRC)이 세계 코발트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콩고는 코발트 세계 매장량 절반을 차지하고 2016년 세계 수출량의 87%를 담당하고 있다.

콩고 국영광업공사인 제카마인은 현재 광산업체와 맺고 있는 계약을 전부 내년에 재협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콩고는 광업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어 코발트 가격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업법이 개정되면 코발트 로열티는 2%에서 5%로 상향되고 별도의 초과이득세도 50% 부과된다. 이와 별도로 코발트가 전략 광물로 규정되면 로열티는 10%로 뛴다. 글렌코어 등 광산개발업체가 세금 폭탄을 맞게 되면 이는 고스란히 판매가에 전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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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발트 가격 동향. 2월 6일 기준 톤당 8만500달러로 LME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자료=LME>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양대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과 삼성SDI 주가는 최근 호실적 발표에도 급락했다. 국내외 일부 증권사는 배터리 판매 가격 하락과 원재료 가격 상승 전망 등을 고려해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상반기 이익 전망은 원가상승과 비용 증가 등으로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가 올해 하반기 중대형 전지 흑자전환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판가 하락과 줄어들지 않는 고정비 부담, 셀 위주 판매의 한계 등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객사인 자동차 제조사와 원재료 인상분을 판가에 반영하는 내용의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재협상 시간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부터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코발트 가격이 톤당 10만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선주문이나 지분투자, 파트너십 등을 통해 원재료 확보에 좀더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