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9 시리즈에는 차세대 메인 기판인 SLP가 채택됐지만 배터리 용량은 전작 갤럭시S8 시리즈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9에는 3000㎃h, 갤럭시S9플러스에는 3500㎃h 용량의 배터리가 각각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SLP 도입으로 갤럭시S9 배터리 용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내부 공간에서 메인 기판이 차지하는 부피가 줄면서 남는 공간에 배터리를 더 채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X(텐)에 SLP를 채택하면서 배터리 2개를 가로·세로로 붙여 'L자' 형태로 구현한 '듀얼셀' 배터리를 탑재, 용량을 늘렸다.

그러나 삼성이 배터리 용량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 이후 무리한 배터리 증량보다는 안전을 더 생각한 조치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6년 5.7인치 갤럭시노트7에 3500 배터리를 탑재한 것과 달리 이듬해 나온 5.8인치 갤럭시S8에는 3000㎃h, 6.3인치 갤럭시노트8에는 3300㎃h를 탑재했다.

배터리 크기를 키울 경우 설계를 완전히 바꿔야 하는 부담도 있다. 설계가 달라질 경우 금형부터 패키징까지 변화가 불가피하고, 테스트에도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이 같은 부담을 안고 배터리 용량을 소폭 늘리기보다는 남는 공간을 다른 부품에 할애, 차별화 요소를 만드는 것이 낫다는 전략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9 시리즈 배터리는 대부분 물량을 삼성SDI가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용량은 줄어들지만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삼성 엑시노스9810과 퀄컴 스냅드래곤845 채택으로 전력 효율이 향상되면서 실제 사용 시간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갤럭시S9 시리즈는 갤럭시노트8과 동일한 9W 급속 무선충전을 지원한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