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이 CJ E&M을 흡수합병한다. 양사 방송 콘텐츠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사업 구조 개편이다. TV홈쇼핑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합한 국내 최초 '융복합 미디어·커머스' 기업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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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은 급변하는 미디어·커머스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CJ E&M을 흡수합병한다고 17일 공시했다. CJ오쇼핑과 CJ E&M 합병 비율은 1대 0.4104397, 합병 기일은 8월 1일이다.

CJ오쇼핑은 CJ E&M 영업을 그대로 승계한다. 사명은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성격에 맞춰 변경하는 쪽이 유력하다. 홈쇼핑 사업 부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별도 승인이 필요하다.

김성수 CJE&M 대표는 이날 오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합병 기업은 양사 커머스·콘텐츠 역량을 집약한 디지털 통합 플랫폼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B2C 고객 접점을 확대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스트 윈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사가 보유한 글로벌 인프라를 합하면 합작 기업의 해외 사업 규모는 배가될 전망이다. CJ오쇼핑은 현재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 관계를 구축했다. CJ E&M은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 사업 거점을 확보했다. 상대 회사가 구축한 네트워크 기반으로 콘텐츠 IP를 활용한 커머스를 선보이거나 콘텐츠 합작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CJ오쇼핑과 CJ E&M은 중국, 터키 등에서 이미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무기로 해외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신규 사업을 포함해 온라인, 모바일, 오프라인으로 사업력을 확대하는 융복합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CJ오쇼핑 상품 기획 역량에 CJ E&M 콘텐츠 역량을 더하면 기존 사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CJ오쇼핑은 지난해부터 웹드라마와 예능 형식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CJ E&M은 콘텐츠 저작권(IP)을 활용한 수익 모델 다각화를 추진했다.

융·복합 신사업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CJ E&M이 보유한 TV, 모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이용자 행태 분석 데이터와 CJ오쇼핑의 커머스 빅데이터 및 트렌드 데이터를 결합하는 형태다.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와 브랜드 상품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음성 사용자경험(UX)을 결합해 새로운 고객 경험과 접점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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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과 CJ E&M 양사는 올해 합병회사 매출 목표를 4조4000억원으로 잡았다. 영업이익은 3500억원으로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신규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2021년까지 전체 매출을 연평균 15.1% 성장시킬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합병이 CJ그룹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없애고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는 포석으로 분석했다. 관련 사업 계열사 간 협력을 공고히 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CJ그룹은 지난해 12월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을 단독 자회사로 편입하고, CJ대한통운이 CJ건설을 합병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제시한 '월드베스트CJ' 전략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이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을 차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외 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M&A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J그룹은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 인수합병(M&A)을 포함해 총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향후 홈쇼핑 및 PP 시장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2】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