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건강에 이어 식물 생육에도 마이크로바이옴 역할이 주목 받는다. 토양 등에 살아가는 미생물이 생육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농생물 바이오 기대주로 부상했다. 첨단 농업 육성과 자연 생태계 보호, 건강증진을 위해 연구 강화가 요구된다.

16일 정부와 연구기관에 따르면 식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시작되면서 미생물과 식물 생육 간 연관관계에 관심이 확산된다. 인구증가, 경지면적 축소, 에너지 고갈 등으로 열악해진 농업환경 대응 요소로 급부상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을 포함해 동·식물, 토양, 바다, 대기 등에 공존하는 미생물 군집과 유전체를 의미한다. 미생물이 존재하는 영역에 따라 인간, 식물, 레지스톰(항생제 내성) 마이크로바이옴 등으로 나뉜다.

2010년대부터 본격화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주로 장내, 피부, 구강, 생식기 등 인간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집중됐다. 대사증후군, 치매, 면역질환 등과 마이크로바이옴 연관성을 규명, 질병 진단과 치료법 개발이 시도됐다. 실제 면역반응과 대사, 생리 조절에 마이크로바이옴이 관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연구가 확대된다. 식량 생산성 향상, 환경 생태계 복원, 건강한 먹거리 등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열쇠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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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은 작물과 미생물 간 상호작용 규명을 목적으로 한다. 씨앗, 잎, 뿌리를 포함해 토양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군집 유전체를 분석한다. 궁극적으로 미생물이 식물 생육,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다.

대부분 연구는 작물 품종과 토양별 미생물군집 수집·분석에 초점을 맞춘다. 토양에는 약 1만종 미생물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미생물이 뿌리혹박테리아다. 콩 등 식물에 질소를 아미노산으로 바꿔 식물성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돕는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동향 및 농식품 분야 적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옥수수, 벼, 밀, 완두, 애기장대, 사과꽃 등 작물에 대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이 진행됐다. 애기장대 16s rRNA 분석결과 토양 미생물이 식물 잎 대사체 변화를 유도했다. 사탕무도 같은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병 억제 토양에 특정 미생물군이 증가한다는 사실 등을 밝혀냈다. 국내에서는 '프론티어 사업단' '차세대 바이오 그린 21사업단' 등에서 벼, 고추 작물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 다양성 분석이 이뤄진다.

궁극적으로 '작물 홀로바이옴' 연구로 이어져야 한다. 작물을 단일 생물체가 아닌 주변 미생물 군집 연합체로 간주한다. 상호작용으로 작물 기능이 조절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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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코넬대학 연구팀은 옥수수 품종의 낮은 유전력 차이와 마이크로바이옴 연관성을 분석했다. 토양 특성이 미생물군집 형성에 중요한 요인임을 증명했다. 인디애나, 듀크 대학 연구팀은 십자화과 작물과 야생 애기장대 개화시기가 뿌리 마이크로바이옴에 의해 조절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밖에 벼 등 다양한 식물에 마이크로바이옴이 식물영양, 생장촉진, 병 억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중이다.

국내에서는 작물, 토양 등 개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도 초기단계라 작물 홀로바이옴 영역은 전무하다. 식물 생장 환경 연구와 생태계 복원, 건강증진을 위해 연구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면 식물 생산성 증대와 토양 등 우리를 둘러싼 자연을 건강하게 만든다”면서 “식물을 포함한 자연 생태계가 건강해지면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건강한 삶을 유지하게 돕는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