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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그들은 한국에 무엇인가]<10·끝>결산좌담회-모두가 사는 공정 생태계 만들어야

발행일2018.01.09 15:00
Photo Image<글로벌 기업 시리즈 결산 좌담회가 3일 서울시 영등포구 전자신문 본사에서 열렸다.>

글로벌 기업이 우리나라에 발을 들인지 50년이 지났다. 경제 성장과 정보화, 산업 경쟁력 제고에 조력자 역할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 먹이사슬 정점에 올라섰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와 협력사에 소위 '갑질'을 일삼았다. 불공정 행위, 조세 및 망사용료 회피 등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 역차별 논란이 거세졌다.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낡은 규제 환경, 근시안적 경제 정책 등이 빚어낸 예고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유한회사 관련 규정 개선과 국내외 기업이 모두 당위로 받아들이는 수준의 규제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참석자(가나다 순)

-김경진 국회의원(국민의당)

-김재영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IT정책전문대학원)

-방효창 두원공과대 교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장)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조형수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

-최영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융합정책관

※사회: 이진호 전자신문 부국장

◇사회= 조세회피, 불공정해위 등 글로벌 기업으로 인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긍정·부정적 영향을 우선 짚어 달라.

◇이근면(전 인사혁신처장)=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제품의 선택 기회가 늘었다. 세계적 격차도 알게 됐다. 우리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진출을 도왔다. 하지만 그들이 수준에 맞는 책임,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조세, 사회적 책임, 불공정 경쟁 등을 야기했다. 우리나라 기업과 윈윈(Win-Win)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공정한 거래와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갑질을 일삼는다. 중소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 공정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전체적 재조정 필요성이 있다.

◇김경진(국민의당 의원)= 글로벌 기업으로 인해 다양한 서비스, 재화를 이용하고 있다. 유튜브만 봐도 세계의 모든 소리, 영상을 담고 있다. 아마존 들어가면 모든 것을 살 수 있다. 전에 없던 세상이다. 글로벌 기업이 사람들에게 상상도 못한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국가 입장에서 보면 우리 기업이 그런 역할을 하면 좋겠지만 오히려 글로벌기업 때문에 차별 받고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다. 아이폰만 해도 국내외 판매가격이 크게 다르다. 심지어 대한민국 법 질서는 없고, 수탈에 가까운 현상이 일어나는 분야도 있다. (이렇게 하다간) 앞으로도 수탈 당할 수밖에 없다. '윈윈'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지금은 글로벌 기업이 주는 혜택보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에 주목해야 한다.

◇사회= 한국 기업은 글로벌기업과 공정한 경쟁환경이 아닌 '역차별'을 주장했다. 전자신문 설문 결과 전문가 65.3%도 한국 기업의 역차별 현상에 공감했다. 한국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역차별이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조형수(변호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 우리 기업이 느끼는 역차별 원인은 실제 세금 부담, 규제 적용 등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다. 근본 원인은 글로벌 기업의 서비스가 등장할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법제도를 만든데 있다. 법과 제도 적용도 소극적이다. 법인세는 외국계 기업의 서버 위치를 기준으로 하는데 해외에 서버를 두면 부담하지 않는다. 영장집행도 우리기업에는 남용하고 외국 기업엔 소극적이다. 청소년 보호법 적용도 외국계 기업에는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다. 법 제도 미비한 것을 완비해야 한다. 법인세는 서버 기준을 할 경우 구글은 코리아에서 법인세를 부과하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서버가 아니라 사무실 등을 고정사업장으로 보는 방안 생각해 봐야 한다. 세계 추세에 맞게 우리기업도 외국계 기업처럼 영장집행을 최소화해야한다.

◇김현경(서울과기대 교수)=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발생 원인을 세 가지로 짚어 보겠다. 플랫폼 서비스 규제를 만들 때 산업 특성을 고민하지 못했다. 우리는 영토를 기준으로 규제를 만들다 보니 부작용이 발생했다. 대표적 예가 제한적 본인확인제다. 동영상 점유율이 모두 유튜브로 넘어간 뒤 위헌 판정이 났다. 우리 기업만 적용받고 피해 입었다. 플랫폼 서비스 특성을 감안했다면 그런 규제를 할 수 있었을까.

자국민보호를 위한 규제 집행력도 부족했다. 구글은 2010년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위해 우리나라 곳곳의 사진을 다 찍었다. 구글 수사하면서 본사 직원 소환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최근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 위치정보를 무단 수집했다. 형사처벌 대상이다. 국내 기업이라면 당연히 집행했겠지만 글로벌 기업에게는 제대로 집행했는지 의문이다.

규제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 플랫폼 규제 내용이 국제성, 보편성이 없다면 해외 기업은 당위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왜 지켜야 하는지 모른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회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플랫폼 기업을 상시 모니터링 하는 내용이다. 전 세계 유일한 규제다.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모니터링하지 말라고 규제한다.

◇사회= 글로벌 기업 관련 문제점의 근본적 원인으로 '유한회사'가 꼽힌다. 실적 공개나 외무감사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의 특징 때문이다. 이에 대한 견해를 말해 달라.

◇김재영(방송통신위원회 국장)=과거 유한회사 설립 기준이 완화됐다. 인원, 자본금 기준이 넓어지면서 유한회사 설립이 쉬워졌다. 루이비통코리아, 테슬라코리아 등 많은 외국 기업이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법인 형태를 전환했다. 재무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조세회피가 쉬워진다. 정부도 이런 내용을 안다. 금융위를 중심으로 감독을 강화했다. 유한회사에도 내부감사를 도입하고 공시의무를 부과하는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다만 적용범위를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했는데 기준 설정이 잘 돼야 한다. 국내외 사업자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

◇김경진=일부 유한회사가 외부감사 대상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외부감사 제도가 부실하다. 제도를 강화해도 아직은 공익적 규제 수요에는 부족하다. 적용 대상 또한 시행령에 맡겨졌다. 유한회사 가장 큰 문제는 재무정보 비공개다. 재무정보를 보면 어느 정도 파악 가능하다. 공시를 전혀 안하니 파악할 방법이 없다. 애플코리아가 미국 본사로 송금하는 특허사용료 등을 부풀리면 우리가 파악할 방법이 없다. 과거 유한회사 제도를 허용한 것은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서다. 그런데 지금은 완벽한 놀이터가 됐다.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유한회사를 할 수 없다 던지 강화한 룰을 적용해야 한다. 현재 유한회사 시스템에서는 모든 탈법이 가능하다. 입법을 추진하면 외국계 기업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사회적 설득을 만드는 게 과제다.

◇사회=금융위원회가 '주식회사 등 외무 감사에 관한 법률', 즉 외감법 개정안에 따른 시행령을 만들고 있다. 법통과 과정에서 유한회사에 대한 예외조항이 담기며 세부 시행령에 따라 외감법 효과는 천차만별일 것으로 보인다. 세부 시행령에 반드시 담겨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고 보나.

◇최영해(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책관)= 금융위가 외감법 개정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의무대상 중 2019년 11월 1일 이후로 시작하는 사업연도부터 적용한다. 시행령에 매출산출 기준을 손질해 외감법에 빠져 나갔던 기업을 적용대상으로 묶는다. 금융위는 선진국 제도를 벤치마킹하고, 업계 의견을 듣고 있다. 금년 3월 입법예고 한다. 다만 문제가 됐던 외국계 기업 외부감사가 국내 사업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게 살필 것으로 본다.

◇방효창(두원대 교수,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장)= 최근 언론에서는 외부감사 공시 의무를 시행령에서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유한회사를 규정하는 요소는 자산, 부채, 종업원 수다. 현행 의무감사 대상은 자산이 직전년도 120억원 이상 주식회사다. 자산은 얼마든지 나눌 수 있다. 종업원도 300명 이상으로 규정한다. 최근 기업이 디지털 경제, 온라인 시스템에 맞춰 변하면서 종업원 300명은 엄청나게 큰 수치다. 이마저도 일용직, 파견 근로자를 다 뺀 수치다. 경실련 입장에서는 적용 대상을 50~100인 이하로 맞춰야 한다고 본다.

영국은 회사법상 모든 회사를 의무공시 대상에 포함시킨다. 총 자산 56억원, 매출 120억원, 종업원 50인 이하 중 두 가지에 해당할 경우 면제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범위는 다르지만 세 가지 조항 중 하나만 해당되면 된다. 우리만 지나치게 약하다. 건전한 외자 유치 명목은 좋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법 규제도 변해야 한다.

◇이근면= 유한회사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법 입법 취지를 살펴야 한다. 외국 자본을 받아들여 국내 산업을 육성하는 게 목적이었다. 한국에 사업장을 갖추지 않고 수익이 고스란히 본사로 흘러가는 부작용을 고려할 때 입법 실패에 가깝다. 다국적 기업을 둘러싼 정책 목표를 바꿔야 한다. 다국적 기업이 세금을 안내는 이유는 고정사업장이 없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는 우리나라에서 아이폰을 직접 판매하지 않는다. 마케팅 연결조직에 불과하다. 다국적 기업 본사가 직접 거래하도록 만드는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 만약 불가능하다면 한국에 지사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획기적 조치가 필요하다.

◇사회= 조세회피 얘기로 넘어가 보자. 최근 페이스북이 국가별 매출을 공개하고 한국 정부 등에 세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글과 애플을 비롯한 대부분 글로벌 기업의 조세회피, 절세 의혹은 여전하다. 이들의 조세회피나 절세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최영해= 조세 관련해 소비세, 소득세를 구분해야 한다. 부가가치세는 2015년 법이 개정돼 오픈마켓, 앱스토어, 게임, 동영상도 부과 대상이다. 작년 공정위는 오라클에 3000억원 세금을 부과했다. 국내에서 수 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챙겼지만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아일랜드 등으로 송금해 면세 행위를 저질렀다.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 혼자만 추진하는 것보다 국제 공조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고 효율적이다.

OECD 조세모델에 따르면 고정사업장 과세 원칙이 있다. 여기에 대한 개념 수정도 필요하다. 고정사업장은 물적, 영업적 인프라다. 인터넷 사업은 서버를 일종의 고정사업장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국제적 논의가 2012년부터 시작됐다. BEPS(조세회피에 대한 국제공조 프로그램)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100개가 넘는 국가가 참여 중이다. 고정사업장 재정의도 논의한다. IT기업의 경우 디지털 요소, 플랫폼, 결제 시스템, 사용자 기반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념을 재정립한다.

◇김현경= 유한회사는 조세회피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세금은 기본적으로 매출을 알아야 부과할 수 있다. 조세회피가 국가 재정을 어렵게 하지만, 우리나라 법규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국제조약, 협약으로 국제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 과거 페이스북은 조세회피에 대한 사회적 비난여론이 심화되면서 2014년 영국 정부에 세금을 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때 페이스북이 납부한 세금은 630만원에 불과했다.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이후 페이스북은 74억원 세금을 납부했다. 이 기간 동안 페이스북 매출은 무려 4배나 성장했다. 다국적 기업이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겠다고 해도 믿지 못하는 이유다.

정당한 세금 징수가 어려운 것은 비용과 수익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각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페이퍼 컴퍼니로 이전한다. 이 과정을 아무도 모른다. 세금을 추징하기 위해서는 매출, 비용, 수익이 회계기준에 부합하게 매겨졌는지 관리·감독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입법·집행 여력이 부족하다. 국제적 공조만이 대안이다.

◇김경진= 다국적 기업 조세 관련 국제적 협약이 신속하고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 중국처럼 내수시장이 클 경우 다국적 IT기업에 자국 내 서버를 구축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시장 규모가 작아 이들을 강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이 문제는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공통적으로 고민한다.

국제 협약을 신속하게 맺도록 외교적 공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가까운 일본과 연대해 다국적 기업 문제에 공동 대응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가적 연대는 조세권력 집행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행정부가 지혜를 담아 국제 공조 의지를 가져야 한다.

◇방효창= 2017년 5월 OECD가 발표한 액션8에 따르면 무형자산 이전가격에 대한 내용이 있다. 무형자산 정의와 소유권, 가치평가, 창출소득 귀속에 관한 이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국가별로 무형자산 이전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했다. 아직까지 보고서를 낸 국가는 별로 없다. 유한회사 문제 등으로 정보 수집이 어렵다. 반면 EU는 강제화했다.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 법인세가 적은 국가도 적용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시도해야 한다. BEPS에 참여하는 모든 국가가 제출하지 않아도, 제출한 국가끼리 정보를 공유하면 가치가 있다. 우리 행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사회= 지난해 국감에서 글로벌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 망 사용료 이슈가 공론화됐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을 비롯한 이들의 망 이용대가 무임승차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네이버 등 국내 기업과 역차별 논란을 가중시킨다. 제도상 문제점과 개선책, 그리고 미국 망중립성 폐지가 해당 이슈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나.

Photo Image<패널들이 구들과 애플로 대변되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행태와 국내 법 개정 등을 토론하고 있다.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조형수= 기본적으로 망중립성 폐지는 반대다. 트럼프 정권이 바뀌면 다시 망중립성으로 갈 것이다. 현재 다국적 IT기업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있다. 국민여론을 통해 망사업자, 다국적 기업 간 협상 테이블에 않도록 해야 한다. 망 사업자가 구글 때문에 시설 부담이 늘고 있다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이 거둔 수익도 상당하다. 이 비용을 국민에게 부과하는 것도 문제다. 다국적 기업에 대한 불공정한 부분은 우리 기업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해 협상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다만 강제하는 것은 문제다.

◇방효창= 구글이 KT 데이터센터에 무료로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운영비, 전기세를 면제 받고 있다. KT 입장에서는 구글과 같은 고객 때문에 국제 인터넷 회선을 엄청난 비용으로 임차해야 한다. 그렇다고 직접 망을 설치하는 것은 더더욱 손해다. KT에 국한됐다면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콘텐츠사업자(CP)에게는 망 접속료를 받는다. 국내 CP 입장에서는 불공정한 행위다.

기본적으로 정부는 통신 인프라를 공공재로 본다. 비용 문제는 형평성 논란으로 번진다. 특정 기업은 망 이용료를 받고, 어느 기업은 거의 공짜다. 이는 공정거래 원칙에 위배된다. 구글 등이 국내에 두는 캐시서버가 있다. 캐시를 계산하면 트래픽을 산출할 수 있다. 캐시서버에 해당하는 비용을 환산해 망 이용료 가치를 책정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에도 합당한 비용을 받아야 한다.

◇김현경= 망 서비스는 국가가 관장했다. 통신은 민간 기업에 이양해 몇 개 기업 참여를 허락했다. 자연발생적 독점을 보장했다. 통신은 공공 서비스다. 이 관점에서 망 서비스를 본다면 공공 서비스에 준한다. 차별화를 둔다는 것이 타당한지 모르겠다.

◇김경진= 다국적 기업은 국내에 캐시서버를 두면서 스마트 서비스 접속을 지원하지만, 국내 산업 입장에서 도움이 거의 안된다. 다국적 기업이 망 중립성 혜택을 엄청나게 많이 받는다. 최소한 이 문제에 대해 적정 수준 비용을 받아야 한다.

◇김재영= 미 정부가 망 중립성을 폐지한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없을 것이다. 망 이용대가는 소비자 이용약관으로 조율한다. ISP-CP 사업자 간 자율협상이 기본이다. 정부가 직접 대가가 높다, 낮다 관여하기 어렵다. 방통위 입장에서는 사후적으로 사업자 간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거나 이용자 권익 침해가 발생하면 규제해야 한다. 다만 기존 정보통신사업자 규제 중 콘텐츠 사업자에 적용하는 부분은 거의 없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빠져 나갈 구멍이 많다. 이들은 주요 기간통신사업자보다 매출도 크지만 콘텐츠 사업자라는 근거로 규제를 안 받겠다고 한다. 전기통신사업법도 부가통신사업자까지 포함해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형태로 개선하겠다.

◇사회= 글로벌 기업 문제점 중 공급가 차별 등 불공정행위, 소비자에 대한 갑질 횡포가 있다. 이는 곧 소비자(국민) 편익 감소와 직결된다. 공정위에서도 관련 조사를 여럿 진행 중이다. 법 정책, 제도상으로 이를 막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방효창= 불공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징벌 배상제 논의가 확대된다. 다국적 기업 횡포도 상한이 없는 징벌제를 강력하게 도입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을 포함해 국내기업도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약한 처벌을 받는다. 징벌 배상제를 포함해 소비자 피해가 현저하게 강할 경우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불공정 근절에 나서야 한다. 2014년 대법원에서 언급된 디스커버리 제도(사전증거제시)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김경진= 다국적 기업은 하드웨어(HW) 상품과 판매조직이 있으면 법 테두리 안에 온다. 현재처럼 서비스만 하면 방법이 없다. 구글코리아를 예로 들면, 이들은 한국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협상대리창구 역할밖에 안한다. 중국은 강력한 내수시장을 무기로 다국적 IT기업에게 자국 내 서버를 두라고 지시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어렵다. 신속하게 글로벌 협약이 체결돼야 한다. 일본이 됐든 동맹국과 우호적 관계로 다국적 기업 횡포를 막기 위한 협상을 벌여야 한다.

◇조형수= 정부가 소비자 집단소송법을 만들고 있다. 법무부에서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진행 중이다.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소비자가 제기한 소송도 여럿 봤다. 문제는 소비자가 승소하기 어려운 구조다. 일단 소비자 개별 피해가 크지 않다. 또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소송에 참여하기 어렵다. 실제 피해 발생 시 소비자가 소송에 참여하는 비율은 5% 정도다. 기업 입장에서 소송을 감수하고 불법적 행위를 저지르는 게 이득이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집단소송,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강력한 법제도가 필요하다.

◇김재영= 글로벌 규제 집행력 강화가 어려운 곳은 각국별로 주권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 문제가 사법, 행정적 영향력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국적 기업이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고, 자회사가 있으면 조사가 편하다. 하지만 제품, 서비스 계약주체가 본사로 돼 있으면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본사가 조사에 비협조적이다. 규제, 조사하는 우리나라 조직도 미약하다. 해외기업을 조사하려면 외국어와 국제법에 능통해야 한다. 우리는 예산, 인력, 조직이 미약하다.

강제적 규제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자율규제가 효과가 피해를 구제하는데 더 효과적이다. 현재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앱이 220만개가 넘는다. 상당수 앱은 국내 이용자 보호장치가 이메일 주소 하나다. 문제 해결 창구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다. 일정 규모 서비스를 우리나라에 제공하려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해야 하는 방식이다.

◇이근면= 다국적 기업 갑질과 불공정행위로 피해를 보는 곳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이다.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유통과정, 불공정 계약관행, 비정상적 행위 등이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것을 놓치면 안된다. 다국적 기업 횡포를 막는 것을 국내 중소·중견기업 육성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회= 글로벌 기업은 한때는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조력자였고 여전히 우리나라에 기여하는 부문을 무시할 수 없다. 동시에 글로벌 기업으로 인한 문제점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과 상생하고 동반 발전하기 위한 길은 무엇인가.

◇조형수= 아이폰이 처음 들어왔을 때 한국 시장이 바뀌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으로 소비자 혜택이 있었던 건 인정해야 한다. 단지 우리가 선호하는 것만큼 다국적 기업이 소비자를 존중해줬는지에 고민해봐야 한다. 존중과 이해 부분이 아직 미흡하다. 이 부분은 소비자도 경각심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다국적 기업도 우리를 단지 수입 대상으로 보진 않을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한다. 서로 간에 믿음이 쌓이고 해결된다면 상생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김현경= 구글, 네이버, 다음 플랫폼은 더 이상 정보검색 플랫폼이 아니다. IoT, 자율주행차 등 플랫폼 영역은 넓어진다. 영토라는 물리적 개념을 탈피할 수밖에 없다. 규제정책을 펼칠 때도 국내외 기업 모두가 공정하다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시장만 가지고 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국내외 기업 모두가 공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최영해= 글로벌 인터넷 산업 분야는 국경을 초월하는 분야다. 혁신이 이뤄져야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 기업이 나오고, 중소 중견 기업이 쉽게 해외로 진출하는 토대가 마련된다. 해외기업과 국내기업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정부 역할이다.

◇김재영= 다국적 기업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국민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기업이 경쟁을 키워왔던 측면을 간과해선 안 된다. 우리나라 창업과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줬다. 최근 다국적 기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확산된다. 이들이 전반적으로 국내법,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본다. 다국적 기업이라고 무조건 비난해선 안된다. 국내외 기업이 공감하는 글로벌 수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획일적으로 사전적 규제보다는 사안별 규제를 해야 한다.

◇방효창= 글로벌 기업이 가진 장점이 있지만, 전 세계가 단일 시장이라는 것은 우려스럽다. 우리는 문화적인 지배력을 유심히 봐야 한다. 유튜브가 2015년 5월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73%다. 시장점유율이 너무 크다. 다양한 기업이 와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특정 기업이 독점하는 것은 우려된다. 문화적으로 영향도 미친다. 각 나라, 국민이 가진 고유한 정체성이 깨질 수 있다. 각국이 가진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 돼야한다.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들의 문화를 파괴하지 않고 적정한 선에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확산돼야 지구촌 경제가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다.

◇김경진= 비행기 타고 12시간만 가면 유럽을 가는 것을 10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다. 공간과 상관없이 지구시대다. 장기적으로 이에 걸맞은 법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규제기관은 잘 협업하고, 국내에 들어 온 애매모호한 대리인들(지사)과 계속 대화를 해야 한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도 다국적 기업에 들어가면 좋다. 그 기업에 우리나라 사람이 있으면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열린다. 우버 등 다국적 기업이 출시한 서비스는 거대한 물결이자, 트렌드다. 큰 틀의 세계적 트렌드는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

◇이근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기업 인식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과 강력한 조치도 필요하다. 다국적 기업에 대응하는 산업 정책을 간과해선 안 된다. 중소·중견 기업에 대해 너무 등한시한다. 이 부분을 놓칠 경우 굉장히 큰 위험이 따른다. 20년 만에 네이버가 국내 대표 IT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소·중견 기업을 육성해 다국적 기업 대항마로 키워야 한다. 국내외 기업이 뒤섞인 생태계를 복원할 시점이다.

정리=특별취재팀 안호천차장(팀장)유선일·최호·권동준·정용철·오대석·최재필·이영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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