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중소기업인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새해 맨 먼저 사회 각 분야 대표들과 청와대 인사회를 갖긴 했지만 산업 분야 대표로는 가장 먼저 만나는 셈이다. 중소기업계를 그만큼 중히 여긴다는 상징의 신호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중소기업인 만남에서 집권 2년 차를 맞아 실질 경기 회복과 함께 중소·중견기업 저변에까지 산업 활기가 돌아야 한다는 절박함 및 혁신 성장 동참을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소기업계의 현실은 싸늘하다. 최저 임금 인상과 근로 시간 단축 시행이 가져온 일자리 역설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영세업체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말이 되어서야 어렵사리 출범한 중소벤처기업부가 이 같은 상황 타개에 명운을 걸다시피 하겠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중요한 것은 집권자의 기업 철학이다.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 주요 기업 50여개사 대표를 대동, 사상 최대의 대중국 세일즈를 따내겠다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자국 내 친(親)기업 행보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대 인수합병(M&A) 실적이 나왔다는 기분 좋은 소식이 그의 행보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말 법인세를 최고 35%에서 20%로 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미국 교역국의 주요 기업에 대한 미국 투자 유혹을 더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하고 있다. 이것이 일견 압박 수단일 수도 있지만 '천국으로의 초대'일 수도 있다는 점에 각국 기업계들은 주목하고 있다.

주요국 정상들은 기업의 기(氣)를 살리는 한편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고 안달복달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대기업엔 큰칼을 채워 놓고 시키는 대로 따르라고만 한다. 중소기업에 '피해자 이미지'를 씌우고 그것을 풀어 주겠다고 한다. 어느 쪽에도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기업으로 하여금 뛰게 하는 행정을 약속해야 한다. 국민은 기업에서 일하고 소득을 기업으로부터 얻는다. 기업이 성장하지 않으면 소득 주도 성장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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