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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가속기 통합 운영 필요한가...국가가속기연구소 설립 논의 재점화

발행일2018.01.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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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속기연구소 설립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가속기 관련 조직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래야 거대 연구 시설을 이용한 국가 과학기술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가속기별로 역할과 기능이 달라서 관련 조직을 통합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가가속기연구소의 입지 문제도 논란거리다.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설 대전이나 이미 3기의 가속기를 보유한 경북 지역이 경합하고 있다. 물밑에서는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유치 경쟁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속기는 전하를 띤 입자를 전기장으로 가속시키는 장치다.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매우 중요한 대형 연구 시설이다. 활용처도 무궁무진하다.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서 우주 생성 초기의 환경을 조성하거나 우주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 입자를 관찰할 수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핵종을 만들거나 빛을 특정 물질에 투과시켜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도 가능하다. 물질 내부의 미시 세계 연구가 가능한 핵심 연구 시설이다.

Photo Image<2021년 완공 예정인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국내에는 현재 조성되고 있는 것을 포함하면 총 5기의 가속기가 있다. 모두 개별 운영된다. 포항 방사광가속기 2기는 포스텍(POSTECH),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원자력연구원 부설 양성자가속기센터가 각각 운영하고 있다.

올해 완공하려던 부산 중입자가속기는 서울대병원이 맡는다. 당초 사업을 추진해 온 원자력의학원 중입자사업단에서 이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완공 예정인 대전 중이온 가속기는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사업단이 운영한다.

이들 가속기를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은 2010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가속기 시설을 하나의 체계로 운영해야 국가 과학기술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10년께 시작된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기부 채납 논의가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가속기를 국유 재산으로 편입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이를 운영할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결국 가속기 통합 거버넌스라는 청사진이 그려졌다.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심의를 거쳐 '기초과학연구원(IBS) 5개년 계획(2013~2017)'을 마련하면서 대형 가속기를 통합 운영하는 IBS 부설 '가속기연구소' 설립 추진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중이온가속기 구축이 늦어지면서 유야무야되다가 최근 포항 방사광가속기 기부 채납이 이뤄지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재논의할 예정이다.

Photo Image<포항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 전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국의 가속기를 통합 운영하는 국가가속기연구소 설립을 공론화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에 의견을 정리하기 위한 협의회를 구성하고, 각계 전문가 의견을 청취해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유리한 노선을 택한다는 방침이다.

국가가속기연구소 설립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형태도 다양하다. 정부는 가속기 전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별도로 두거나 특정 기관의 부설 연구소로 세우는 안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운영을 찬성하는 이들은 지금의 가속기 운영 방식은 명확한 연구 목적을 설정하지 못한 채 흩어져 있는 사업에만 매달리고 있는 형태여서 예산과 인력 낭비가 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속기별 기능과 역할에 맞춰 연구 분야를 통합 관리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속기를 활용하고 있는 한 연구자는 “대형 가속기를 총괄 관리하는 기관과 정책이 없다 보니 사업이 산발 추진되고 있는 것이 맞다”면서 “가속기는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서 구축하는 만큼 인력과 예산 및 장치를 효율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통합 운영을 반대하는 이들은 무리한 통합은 오히려 연구 능률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속기마다 학문 배경과 활용 분야가 판이하게 달라 굳이 통합 체계를 마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광호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박사는 “가속기는 각자의 구조와 상황 및 역할이 너무 다르다”면서 “5개나 되는 가속기와 운영 조직을 통합하는 것은 쉽게 정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일단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기부 채납 받은 포항 방사광가속기 운영권이 있는 포스텍과는 관리 위착 기관 축소 가능성을 협의하는 등 혹시 모를 법률문제에도 대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더 효율 높은 가속기 운영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우선은 많은 의견 청취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가속기 구축·운영 현황>

국내 대형 가속기 구축·운영 현황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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