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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이미지

새해 들어 10년 만에 820선을 돌파한 코스닥 시장에 가상화폐 테마주가 기승이다.

정부의 연이은 가상화폐 투기 규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관련 기업 지분을 보유하거나 투자한 종목은 고공행진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기술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대성창투 등 코스닥에 상장된 벤처캐피털이 새해 첫 주 평균 약 80%에 육박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종목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상승률이 각각 1, 2, 5위를 기록했다. 공통점은 최근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급부상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투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벤처·스타트업 육성 정책과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침으로 인해 벤처캐피털 종목 상승이 기대됐지만, 최근 급등세는 가상화폐 테마주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에는 업비트가 라인을 통해 일본 진출을 추진 중이라는 뉴스가 전해지자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도 당일 4.7% 올랐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우리기술투자는 잇달아 상한가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업비트 일일 평균 가상화폐 거래대금이 7조원 상당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수수료 0.05% 적용 시 업비트 일평균 수수료는 35억원, 연 환산 수수료 수익은 1조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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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오프라인 고객센터 모습

정부와 한국거래래소의 투자주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테마주의 롤러코스터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 언급하며 강경조치를 내놨던 지난해 12월 28일 최대 20% 가까이 급락했던 관련 테마주는 대부분 새해 첫날 주가를 회복하거나 더욱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40여개 가상화폐 거래소 관련 기업 종목 리스트를 확보하고 집중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런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증시 과열 현상은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 등도 마찬가지다.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사업 추진계획을 밝히거나 사명을 변경한 기업 주가가 급등락을 보였다.

현재 가상화폐 테마주에 영향을 줄 주요 요인은 오는 20일부터 재개될 거래소 신규 계좌 발급과 정부 추가 규제 조치 여부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계좌 발급이 가능해지면 신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현재 가상화폐 전반 가격이 너무 오른 상황에서 변동성이 더 커지고,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불리는 국내 가상화폐 가격 거품이 꺼지는 상황은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후발주자인 업비트가 카카오 브랜드로 단기간에 1위로 올라섰다”며 “업비트 등에 힘입어 카카오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정부가 강경한 규제 조치를 계속 내놓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