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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과학계가 이런 모습을 보고 싶었을까

발행일2017.12.25 17:00

연말 과학기술계에 을씨년스런 찬바람이 매섭다. 아무래도 새해가 들어서도 크게 바뀌지 않을 분위기인 듯하다.

우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대한 감사에서 전체 근무인력 3분의1 가량이 크든 작든 징계를 받게 됐다. 또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 몇몇 기관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일부 기관장은 대면 통보를 받고도 남은 임기와 연구독립성 등을 근거로 압력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ST가 전 정부에서 통합기구로 출범했다고는 하지만, 여느 정부조직처럼 정권 안위를 위해 활동한 것은 분명 아니다. 또 연구 관련 책임을 정부 임기가 바뀔 때 마다 이런 식으로 묻는다면 앞으로 각 정부 전략 과학기술 연구는 성공하지도, 연결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설령 합리적 절차에 이뤄졌던 것이라도 정치 목적에 의해 변질되거나 악용될 수 있기까지 하다.

출연연은 정부 연구예산을 받아 운영되기 때문에 신성불가침의 독립 기관이 아닌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단지 이번 정부가 출범 때부터 강조했던 연구 활동의 독립, 연구자의 필요에 의한 연구 보장 같은 약속과 지금의 정부 행보가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분명히 따져봐야 할 일이다. 출연연 기관장은 임기가 보장돼 있다. 그 기관장을 정부가 국정철학과 경영능력을 따져 어찌하겠다는 것 자체가 논란을 자초하는 일이기도 하다.

정부는 결국 출범 첫해 과학계의 숙원이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예비타당성검토(예타) 권한을 기획재정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관해오는데 실패했다. 관할 부처를 부활시키고, 과학기술혁신본부를 9년만에 다시 만들었음에도 기반이 되는 법 처리는 이루지 못했다. 해당 부처조차 “국회 상임위 설득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금 정부가 과학기술계에 보여준 모습은 관련 법 처리에는 무능하면서, 소속 기관장에게만 지나치게 엄정함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 과학계가 이런 모습을 기다리진 않았을 것이다.

Photo Image<ⓒ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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