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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 넥스트매치 대표<사진 넥스트매치>

정보기술(IT)이 남녀 간 만남을 주선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이 전 세계의 인기 앱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소개팅 대표 앱 틴더는 이용자가 5000만명 이상이다. 매일 600만쌍(1200만건) 이상의 커플을 만들어 낸다. 미국에서만 2조9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됐다. 중국도 비슷하다. 중국 최대 데이팅 앱 모모의 회원은 4억50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한 1100억원을 기록했다.

데이팅 앱은 바쁜 일상으로 인간관계의 접점이 현저히 부족해진 현대인에게 이성과 만날 기회를 빠르고 폭넓게 제공, 급성장하고 있다. 데이팅 산업은 국내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만남의 전통 방식인 맞선이나 소개팅보다 부담 없이 이성을 만날 수 있고,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데이팅 앱을 경원시하는 사람이 많다. 일부 데이팅 앱이 속임수 마케팅, 허술한 인증 절차, 허위 정보 제공 등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행태가 전체 업계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활 앱이 된 숙박 앱도 불과 몇 해 전까지 '러브모텔'이라는 인식에 갇혀서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사용의 편의성, 가격의 합리성 등으로 활용도가 크지만 주변에다 숙박 앱을 이용한다는 얘기를 꺼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러나 숙박 온·오프라인연계(O2O) 대표 서비스들이 온·오프라인 운영 시스템에 투자하고 다양한 인식 개선 활동을 벌인 끝에 이제는 20대는 물론 30~40대도 숙박 앱 이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모바일 세대에 깊숙이 파고든 데이팅 앱 역시 올바른 서비스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 충실한 상도의와 책임감으로 본연의 기능을 살릴 수 있는 제대로 된 서비스 제공에 힘써야 한다.

데이팅 앱 사업자들은 인증 절차가 허술할 경우 사용자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가입과 보안 등 인증 시스템을 철저하게 보완해야 한다. 매출을 올리는 것에만 급급해서 '유령회원'을 내세우는 등 사기성 서비스 제공 같은 것은 삼가야 한다. 일부 데이팅 앱의 유령회원 운용은 모바일 데이팅 서비스 자체의 신뢰도를 무너뜨려서 이용자 이탈을 초래하게 한다. 결국 제살 깎아 먹는 행위가 된다.

데이팅 앱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불건전 사용자'를 적극 걸러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단기간에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자극성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도 멀리 보면 어리석은 전략이다. 지나친 선정성 마케팅으로 오해를 불러들이기보다 모바일 데이팅 문화를 건강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메시지 전달에 집중해야 한다.

선두에 있는 데이팅 앱들이 업계의 올바르고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아만다'(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는 최근 사흘 동안 접속하지 않은 회원은 매칭 대상에서 제외시켰으며, 불건전 이용자는 '불량유저 신고' 기능을 통해 발견 즉시 차단하고 있다. '대화방 환불 시스템'과 '아는 사람 만나지 않기' 기능을 도입, 서비스 품질과 이용자 편의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앱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두각을 내보이고 있는 상위 20여개 데이팅 앱의 연매출 추정치는 2015년 100억원, 2016년 300억원, 올해 1000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셜 데이팅 서비스가 처음 출시된 2010년 매출 규모는 10억원 미만이었다. 연간 3배 이상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몇 년 안에 5000억원까지도 기대를 해볼 만한 시장이다.

국내 정서상 데이팅 서비스가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데이팅 앱은 모바일 세대 생활 속에 이미 자리 잡고 있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가치관 변화가 가속되면서 결혼 시기가 늦춰지고, 비혼 트렌드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절차가 복잡하고 가격 부담이 큰 결혼정보 업체보다 쉽고 편리한 모바일 데이팅 서비스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데이팅 산업이 2030세대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삶의 행복에 기여하는 건강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업계가 진정성 있는 서비스 제공으로 데이팅 앱의 신뢰도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 업계 발전을 위한 노력이 쌓여야 데이팅 앱의 오해와 편견이 사라지고 산업이 발전 및 성장하게 될 것이다.

신상훈 넥스트매치 대표 charlie@amand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