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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온고지신]에너지의 안정 공급이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다

발행일2017.12.10 17:00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온 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다. 가을이 깊어간다. 매년 보는 광경이지만 올 단풍은 서럽다. 보는 사람의 마음이 서럽기 때문인가 보다. 바람이 불 때마다 휘날리는 낙엽도 예년에 비해 사뭇 허무하게 느껴진다. 허약한 감정이 한몫하는 셈이다.

Photo Image<김학노 한국원자력학회장>

깊어가는 가을 날, 나의 청년기와 장년기를 고스란히 쏟아 부은 피와 땀의 의미를 새삼 뒤돌아본다. 배고픔과 가난이 상식으로 통하던 국민소득 80달러 시대가 우리에게 있었다. 불과 반세기 전이다. 당시 원자력은 당장의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력적이었다. 정부의 무모한 도전으로 1950년대 후반에 우리나라 원자력은 역사의 첫 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유물을 늘림으로써 행복을 추구한다. 국민이 지속적으로 소유물을 늘리는 일을 돕는 것이 정부정책의 핵심이다.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어떤 정부든 그 정부가 추구하는 국정철학이 있기 마련이다. 경제발전이 우선인 경우도 있고,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경우도 있다. 때로는 공정한 사회가 국정철학 핵심일 때도 있다. 어떤 정부도 예외 없이 경제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모든 정부가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인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들어 에너지 전환정책이 국가 차원의 빅이슈로 논의되고 있다. 특히 탈원전 정책을 중심에 두고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재개를 발표한 것은 환영할만하다. 일부 이론은 있을 수 있으나, 정부차원에서 공정한 무대를 만들어 진행했다는 측면에서 또 하나의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백년, 이백년의 지속 발전을 위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 정책은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서둘러서는 안 될 일이다. 일반 국민 정서도 중요하지만 전문가 의견 역시 존중돼야 한다. 논의 과정에서 과학적 지식에 기반한 전문가 의견은 대단히 중요하다. 21세기에 사는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과학적 사실은 매우 상식적이다. 상식이 인정받는 사회임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과학적 진실보다 막연한 의심이 높게 평가된다면, 진실과는 거리가 먼 이데올로기 차원의 다툼 수준에만 머무르게 된다.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다. 불안전한 에너지 공급으로 인한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극심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국가에서는 여러 가지 에너지원을 조합한 '에너지 믹스'를 기반으로 국가 에너지정책을 수립한다.

하나의 에너지원에 집중하지 않고 이를 다변화함으로써 안정적 공급을 도모한다. LNG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에너지 공급이 얼마나 불안해지는지에 대해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PNG나 셰일가스의 확보, 수송대책, 저장능력 확충 가능성 등에 대한 대책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막연한 환상도 금물이다. 일부에서는 햇빛 팔아 에너지를 확보하자는 허무한 구호도 보인다. 이미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재생에너지 피해를 지속적으로 거론한다. 자연조건이 허락할 때만 발전이 가능한 재생에너지를 현재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무책임만은 피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정책은 장기적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다. 안정적 공급이 확보된 후에라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챙겨야만 하는 지상 명제다.

김학노 한국원자력학회장 hrkim@kae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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