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업체 JOLED가 추가 투자를 위한 자금 유치에 나섰으나 일본기업들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자본 유치도 검토 중이다.

JOLED는 소니와 파나소닉의 OLED 사업을 통합해 2015년 출범했다. 국책금융기관인 산업혁신기구가 75%,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제조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15%, 소니와 파나소닉이 각각 5% 지분을 갖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JOLED는 양산체제 구축을 위해 내년 3월 말까지 1000억엔(약 9740억원)의 추가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주주인 소니와 파나소닉은 물론 샤프 등 수십 개 일본 기업에 출자를 요청했다.

수십 곳에 손을 벌린 것은 애초 투자금을 대려던 주요주주 JDI가 LCD 패널 사업 부진으로 자금 사정이 나빠진 영향이 컸다. 지난 5일 시험제품 라인에서 만든 OLED 패널을 처음 출하했지만, 양산을 위한 설비투자에는 거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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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JOLED에 패널 원자재를 납품하는 스미토모화학이 출자 방침을 굳혔고, 산업용기기 제조업체 SCREEN홀딩스도 투자를 전향적으로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들의 출자액은 1개 기업 당 50억엔 수준으로 소액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와 파나소닉도 출자를 검토 중이지만, 고해상도 LCD 패널 사업을 하는 파나소닉에서는 “경쟁관계가 된다”는 내부의견이 있어 추가 지원에 신중한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OLED는 역시 경쟁관계인 샤프에도 출자를 요청 중이다. OLED 사업에서 앞서가는 한국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JOLED와 샤프가 협업할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하지만 일본에 패널 업체가 JDI와 샤프뿐인 상황에서 JOLED와 샤프가 손을 잡으면 독점금지법 심사를 받아야 할 수 있다. JDI는 JOLED의 주요주주이고, 산업혁신기구는 JDI와 JOLED 두 업체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서다. 샤프의 출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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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ED가 잉크젯 프린팅 공정으로 출시한 21.6인치 의료용 4K OLED 모니터 (출처=KJCLUB)

증자 참여를 타진받은 기업 중에서도 “주주들에게 설명이 안 된다”며 검토조차 하지 않은 기업이 많아 JOLED가 양산 단계로 가기 위해 넘여야 할 장벽이 여전히 높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JOLED가 내년 3월까지 1000억엔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외국기업으로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해외에서 JOLED 기술을 원하는 패널 업체가 유력 후보가 될 전망이다.


OLED의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발광재료를 기화해 기판에 부착하는 증착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JOLED의 인쇄 방식은 유기물이 포함된 패널을 인쇄하듯 찍어내는 기술로 증착방식에 비해 제조비용을 20~30% 낮출 수 있다고 자체 평가한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