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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블록체인이 뜬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이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대표 사례다.

블록체인은 전자화폐 이외 은행 간 결제,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활용 범위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료업계가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환자 관리, 진료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정보를 담은 블록을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참여자에게 똑같이 분산시켜서 저장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새로운 거래 정보를 담은 블록이 초, 분 단위로 계속 연결된다. 중간 관리자 없이 거래 당사자 간 직접 거래가 용이하다. 모든 정보가 한 곳에 몰리지 않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가상 장부에 거래 내용이 실시간 기록된다.

메디블록, 써트온 등 국내 스타트업이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 정보 플랫폼 개발에 앞장섰다.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기반의 개인 의료 정보를 종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언제 어디서나 환자 정보 파악이 가능하다. 개방형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디지털 정보의 신뢰성, 투명성, 보안성을 확보했다. 환자는 자신의 진료 기록이나 키, 몸무게 등 진료 정보 진본을 공증한다. 환자는 병원, 보험사에 어느 선까지 공개할지도 정한다. 정보는 탈중앙화된 저장소에 암호화한 상태로 저장된다. 각종 진료, 검사 관련 정보를 모두 종이 문서로 발급받는 번거로움도 없어진다. 보안도 강화된다. 블록체인은 가상으로 거래할 때 시도되는 해킹을 차단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의료계에선 혁신이다. 그동안 모든 환자 정보는 정부, 병원, 의료진만 볼 수 있는 독점 형태의 구조였다. 블록체인은 병원에서만 소유한 진료 기록을 환자가 관리하는 시대를 이끌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에서 만난 아툴 부트 의과대 교수의 얘기가 인상 깊다. 부트 교수는 “환자 정보는 환자 자신이 보유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환자도 데이터화된 자신의 건강 정보와 진료 기록을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어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환자 정보 주권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핵심 기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개념 차세대 병원 탄생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의료계가 블록체인을 예의주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