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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상생, 결제가 푼다 <中>어음제도 폐지, 대안은?

발행일2017.12.06 14:10
Photo Image<상생결제 개념도(출처: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내년부터 약속어음제도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기업 간 대표 결제수단이 사라지는 셈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약속어음을 단계적으로 폐지, 현금 지급 관행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당시 어음의 단계적 폐지를 공약으로 내놨다.

문제는 어음 대안이 현금결제라는 데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현금은 지급기간 60일 이내라는 한계가 있다. 60일짜리 무자료 외상거래와 다를 바 없다. 현금 유동성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에는 부담이다. 자료가 없으니 어음처럼 은행에 가서 할인도 못 받는다.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은 상환청구권으로 연쇄부도 위험이 크다.

해법은 '갑-을-병-정'으로 이어지는 거래 관계에서 약자를 보호하는 시스템 도입이다. 대표적인 게 상생결제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운영한다. 11월 기준 38개 공공기관을 포함해 총 325개 대기업이 사용 중이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도 후보자 시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약속어음 단계적 폐지는 오랫동안 주장해왔던 부분”이라면서 “상생결제 시스템이 전파되도록 노력하면서 약속어음을 대체할 수단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생결제는 기존 결제수단이 가진 단점을 보완했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발행한 외상매출채권 대금 지급을 은행이 보증한다.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사이에 은행이 안전망으로 연결돼 있는 구조다. 은행이 원청업체로부터 받은 대금을 정해진 날짜에 하청업체에 지급한다.

현금이 필요할 때는 은행에서 수수료를 떼고 할인받을 수 있다. 이때 하도급 업체 신용과 상관없이 원청업체인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금리를 적용받기에 수수료 부담이 적다. 1차 협력업체가 받은 채권 일부를 2,3차로 내려보낼 수 있어 거래에 연관된 모든 업체가 대금지급 안정성과 금융비용,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결제대금 예치계좌를 도입, 대금지급에 안정성도 더했다. 어음 배서는 만기일을 바꿀 수 없지만 상생결제는 가능하다. 결제대금 예치계좌는 연장 기간 동안 대금을 안전하게 보관한다. 원청업체 부도에 따른 압류·가압류도 건드릴 수 없다. 계좌 운영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맡는다. 상환청구권이 없다는 점에서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보다 안전하다.

상생결제는 대기업과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업체보다는 2차·3차로 이어지는 후순위 협력업체를 보호하는 데 방점을 둔다.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 제도인 셈이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따르면 2차 거래기업은 금융비용을 14%에서 최대 43%까지 절감하고 세제 혜택도 누린다. 3차 기업은 금융비용을 최대 73%까지 아낄 수 있다.

그렇다고 1차 협력업체 혜택이 적지 않다. 1차 기업은 세제혜택은 물론이고 환출이자와 장려금까지 받는다. 환출이자는 2차 하청업체가 1차 협력업체에서 넘겨받은 채권을 할인할 때 발생한다. 원청업체가 채권 만기일에 대금을 예치계좌에 입금하면 해당 할인액을 조기 상환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장려금은 1차 협력업체가 할인하지 않고 만기일까지 예치계좌에 넣어두면 받을 수 있다.

상생결제는 이러한 특성상 건설 하도급과도 찰떡궁합이다. 발주자가 지급한 대금이 후순위 협력업체까지 안전하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상생결제는 발주자가 원도급사 지급액과 지급일 등을 확정하면 입력한 내용을 바꿀 수 없다. 발주자가 외담대 정보를 전송하면 입력된 내역대로 대금이 자동 지급된다. 하도급업체와 장비·자재업자는 물론 노무비 지급도 보장한다.

물론 정부에서 이미 도입한 결제시스템도 여럿이다. 서울시 '대금e바로', 조달청 '하도급지킴이'가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은 발주자가 원도급사에 지급한 대금을 지정계좌에 출금 제한을 걸어 보관한다. 하도급 대금 지급 때만 출금 가능토록 해 미지급을 막는다. 하지만 발주자가 지급 여부를 계속 관리해야 한다.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관계자는 “상생결제는 구매기업 신용도로 조기현금화가 가능하고 상환청구권 없는 대금 지급을 보장한다”면서 “원청업체인 대기업이 상생결제를 도입했는지 확인하고 신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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